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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시혁 "K팝계에 삼성·현대 같은 글로벌 기업 나와야"
-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K팝계에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등장해야 합니다.”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K팝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방 의장은 “전 세계에서 K팝은 분명 신드롬으로 여겨지고 있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월드스타’이자 ‘슈퍼 IP’로 일컬어지고 있으나, 지금의 이 자랑스러운 성취에 만족하기 보다는 오히려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글로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방 의장은 K팝을 ‘다윗’에 비유했다. 그는 “글로벌 음반 시장에서 국내에 거점을 두고 있는 K팝 회사들의 매출 점유율은 아직 2% 미만”이라며 “한마디로 현재의 K팝은 세계 시장에서 ‘골리앗’과 같은 메이저기업들 틈에 있는 ‘다윗’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 주류 시장에서 K팝 성장률이 최근 둔화하고 있으며 K팝 음반 수출 성장률도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인다. 이러한 지표들은 현장 일선에 있는 종사자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한다”고 우려했다.방 의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삼성이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현대가 있듯, K팝에서도 현 상황을 돌파해나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등장과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3가지로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및 영향력 강화, △슈퍼스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운영방식, △슈퍼 IP 탄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진화 등을 꼽았다.‘사람’도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방 의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사람’에서 온다고 말씀드려왔는데 여전히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존중과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을 K팝의 경쟁력으로 삼아야 하며 K팝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업계가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앞으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나갔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방 의장은 “하이브는 K팝 그 이상을 바라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해나갈 예정”이라면서 “이타카 홀딩스, QC 미디어홀딩스 인수 등으로 물리적, 장르적 확장을 보여드렸으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색깔의 레이블들을 맞이하는 데 언제나 열려 있는 시스템으로서 멀티 레이블 체제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면서 “K팝에서 시작한 회사만이 가능한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나가면서 글로벌 제작 시스템 측면에서 다양한 이종 장르, IP들과의 융합을 추구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덧붙여 “위버스와 같은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음악과 기술의 접목이 탄생시킬 수 있는 팬 경험의 새로운 스펙트럼을 발굴하는 시도도 이어질 예정”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방 의장은 “지난 10년여간 아티스트와 업계 종사자, 팬덤이 함께 키운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골리앗과 어깨를 견주려는 ‘다윗’의 도전을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저부터 우리가 만든 음악과 콘텐츠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힘 쓰겠다”고 밝혔다.
- 뉴욕증시와 덩달아 안도한 코스피, 1%대 상승 출발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스피 지수가 15일 장 초반 1%대 강세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8분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3.16포인트(1.41%) 오른 2382.62를 기록하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정부의 예금 보호에 간만에 안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5% 상승한 3만2155.40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8% 오른 3920.56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14% 뛴 1만1428.15에 거래를 마쳤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실상 모든 예금을 인수해주겠다고 밝힌 만큼 불안 심리가 잦아든 것으로 읽힌다. 또 개장 전 나온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점도 투자 심리를 살렸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0%를 기록했다. 직전 월인 올해 1월(6.4%)보다 낮아졌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증권가는 여전히 6%대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2월 CPI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 전일 폭락에 따른 낙폭과대인식성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이라며 “잠재적인 폐쇄우려로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27.0%), 자이언스뱅코프(+4.5%) 등 미국의 중소형 은행주들이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도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520억원 사들이며 나홀로 매수세다. 기관은 356억원을 팔면서 3거래일만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17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이틀 연속 팔자세다. 프로그램별로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227억원 매도 우위다. 업종별로는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대형주가 1.26% 오르는 가운데 중형주와 소형주도 각각 1.47%, 1.45% 상승 중이다. 기계와 의료정밀이 2% 넘게 상승하고 있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금융업, 증권, 건설업, 운수창고, 운수장비, 전기전자, 기계, 철강및금속, 비금혹광물, 의약품 등도 1%대 오름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도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005930)는 1.53% 오르며 5만9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 중 6만전자를 회복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0.73% 오른 5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 포스코(005490)홀딩스 카카오(035720) 셀트리온(068270) 등도 1%대 상승 중이다.
- 삼정KPMG, 게임·미디어 등 산업서 M&A 확대…"사업 기회 창출"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게임, 영상 콘텐츠, 음악, 웹툰 등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인수합병(M&A)이 다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삼정KPMG)삼정KPMG은 15일 ‘M&A로 본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의 변화’ 보고서를 발간하며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을 △게임 △영상·콘텐츠 △웹툰 △음악 산업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M&A 트렌드를 제시했다.삼정KPMG에 따르면 게임 산업에서는 게임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한 구독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며,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게임 콘텐츠의 퀄리티가 주요 경쟁 요소로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소니 등은 게임사 인수를 통해 자사 플랫폼에 안정적 게임 콘텐츠 공급을 도모하고 있다.또한 클라우드, Web 3.0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VR), 스트리밍 게임 사업의 확대를 위한 기업의 인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삼정KPMG는 판단했다. 특히 “VR 기기 ‘메타 퀘스트’를 보유한 빅테크 기업 메타는 다수의 VR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며 게임 디바이스와 연계한 신작 게임을 공개했다”며 “국내 게임사도 대체불가토큰(NFT), 디지털 휴먼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와 신기술을 연계한 신규 사업 다변화를 위하여 M&A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콘텐츠 분야에서는 영상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한 OTT 기업의 적극적인 M&A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삼정KPMG는 설명했다. 아마존의 영화 스튜디오 MGM 인수, 디즈니의 21세기 폭스 인수 등 OTT 플랫폼 보유 기업이 영상 콘텐츠 IP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한 사례와 티빙이 케이티시즌을 인수하는 등 OTT 플랫폼 기업 간의 M&A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는 “OTT 플랫폼의 이용자 유입 및 이탈 방지를 위해 우수한 콘텐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짐에 따라 제작사 인수를 통해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는 M&A가 다수 나타났다”며 “국내 대형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에스엘엘중앙은 영화, 드라마 등의 제작 역량을 보유한 제작사를 적극 인수하며 자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에 투자를 진행하고, CJ ENM과 에스엘엘중앙이 미국 콘텐츠 제작사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트렌드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국경을 넘어선 인수 사례도 관찰된다”고 덧붙였다.또한 삼정KPMG는 “음악 산업의 경우 최근 카카오와 하이브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 사례, 하이브의 미국 힙합 레이블 QC뮤직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 이타카 홀딩스 인수 사례 등에서 나타나듯 국내외 IP 다각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엔터사는 다른 엔터·음반사를 인수한 후 본사 산하에 다양한 제작사를 두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확대해 IP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시장 저변을 넓히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판단했다. 삼정KPMG는 “음악·엔터 기업은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투자하거나 음원 및 아티스트 관련 NFT 비즈니스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투자 등을 통해 도래하는 Web 3.0 생태계에 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 시장 외 게임 산업,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 등에 진출하며 사업 및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음원 저작권 조각투자와 같이 새롭게 형성된 시장에도 투자하며, 음악·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삼정KPMG는 웹툰 산업을 두고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웹툰·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 타파스, 래디쉬 등을 인수했고, 네이버웹툰은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인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웹툰·웹소설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투자를 통해 웹툰·웹소설 제작·유통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AI 기반의 사용자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있다”고 짚었다.김이동 삼정KPMG M&A센터장 부대표는 “최근 Web 3.0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출현하면서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이 신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테크 기업과 같은 비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우 M&A를 통해 엔터·미디어 시장 내 빠른 진출 및 정착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은 무형자산 중심 산업 특성을 반영한 M&A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무형자산 콘텐츠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위험선호 회복…환율, 1300원 중후반 등락 전망[외환브리핑]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인한 미국 은행 시스템 위기가 진정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이는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 전망이다. 환율은 13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사진=AFP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3.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1.1원) 대비5.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SVB 파산 후폭풍이 조금씩 잦아들면서 폭락했던 은행주들이 간밤 반등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실상 모든 예금을 인수해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불안 심리가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체이스(2.57%), 뱅크오브아메리카(BoA·0.88%), 씨티그룹(5.95%), 웰스파고(4.58%) 등 초대형 은행들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제2의 SVB’위기설이 돌며 전날 61.83% 폭락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26.98% 급등했다.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2.14% 뛰었다. 반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1.05%,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68% 올랐다.이같이 뉴욕증시가 몇일간의 낙폭을 되감으면서 국내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전날 코스피 하락을 재료로 환율 상승에 배팅하던 역외 롱스탑(손절 매도)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 및 중공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도 일부 시장에서 소화되며 환율 하락 분위기 조성에 일조할 전망이다.다만 미국 물가지표 호조에 따른 미 국채금리 반등이 환율 하단을 지지할 재료로 꼽힌다. 금리인상 종료에 기댄 약달러 배팅이 시들해졌고,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를 비롯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0%를 기록했다. 올해 1월(6.4%)보다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6.0%)와는 같았다. 전월 대비론 0.4% 올랐다. 이 역시 예상치(0.4%)에 부합했다.다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근원물가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5.5%, 한 달 전보다 0.5% 올랐다. 시장이 전망치는 각각 5.5%, 0.4%였다. 특히 주거비(0.8%)와 교통서비스(1.1%) 등 서비스 물가는 큰 폭 뛰었다.시장은 예상에 부합은 물가지표가 나온 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달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데 기울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30.6%로 봤다. 전날 35.0%에 비해 떨어진 수준이다. 25bp 올릴 확률은 69.4%로 보고 있다.뉴욕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였다(채권금리 상승). 현재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399%까지 치솟았다. 전거래일 대비 36bp 이상 오른 수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소폭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오후 7시 10분께 103.6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04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 [르포]예금 찾아 나온 고객들 "내 돈은 찾았지만 스타트업 피해는 걱정"
- [뉴욕·실리콘밸리=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김혜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영업 재개일인 13일 오전 9시50분(미국 서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SVB 본사 앞에는 30여명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공식 영업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지난 10일 이후 첫 영업일인 이날은 오전 9시부터 문을 열었다. SVB 은행 직원과 파산 관재인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직원이 나와 부르면 차례로 한 명씩 들어갔다.정상 영업은 재개했지만 모바일과 온라인 뱅킹 사용은 완전히 복구하지 않은 듯했다. FDIC 파견 직원들은 몰려든 취재진에 “현재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직접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모바일 앱으로 출금이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간이 갈수록 기다리는 고객들은 늘어갔다. 불만 가득한 이들을 달래기 위해 직원들이 사전조사에 나섰는데, 대부분 고객들은 원하는 업무에 대한 물음에 “현금”이라고 짧게 답했다.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영업 재개일인 13일 오전 9시50분(미국 서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SVB 본사 앞에서 한 고객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혜미 기자)◇고객들 길게 늘어선 SVB 본사 앞예금을 찾은 고객들은 한층 편안한 얼굴로 은행을 나왔다. 현금이 든 것으로 보이는 두툼한 종이 봉투를 손에 들고 있기도 했다. 25년간 SVB와 거래했다는 벤처투자가 밥(77)씨는 밝은 얼굴로 은행 문을 나섰다. 그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주말 내내 마음을 졸였는데 지금은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이날 예금 출금은 현금이나 수표, 타행계좌 개설 및 이체 등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현지 벤처투자업계에서는 SVB 예금주 가운데 타행계좌를 갖지 않은 사람들의 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줄을 선 고객들 중 일부는 타행계좌 개설은 어떤 절차로 이뤄지는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꼼꼼히 묻기도 했다.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FDIC가 지난 주말 모든 예금을 보호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사태를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라는 한 고객은 “시스템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웃으며 말했다.미국 동부 뉴욕 역시 위기감이 감돌았다.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이 전날 밤 뉴욕을 기반으로 한 시그니처은행을 전격 폐쇄하고 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하면서다. 예상치 못한 SVB 조기 파산 조치 이후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공포가 확산하자, 금융당국이 지체하지 않고 또 폐쇄에 나선 것이다.이날 오후 2시께(미국 동부시간)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한 시그니처은행 지점.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방송 카메라 세 대가 진을 치고 있었다. 문을 열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보안 요원이 FDIC 파견 직원으로 보이는 한 인사를 소개해 줬다. 현금 인출기를 살피러 나온 그 직원에게 예금 관련 문의를 하자 “지금은 예금을 인출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맨해튼에 있는 모든 지점들이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할 필요 없다”며 재차 안심시켰다. 실제 시킹알파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채굴기업 마라톤디지털은 “시그니처은행에 예치한 현금 자산은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다만 문을 한 번 더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지점 내부는 고객들이 꽤 많았다. 적어도 20명 가까이 돼 보였다. 당국의 폐쇄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많은 이들이 달려온 것이다. 부동산 관련 일에 종사한다고만 밝힌 한 50대 고객은 “돈을 찾기는 했지만 파산 얘기를 듣고는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시그니처은행 이사회 멤버인 바니 프랭크 전 하원의원은 CNBC에 나와 “지난 10일 하루에만 100억달러 이상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시그니처은행을 제외하면 뉴욕시 인근에 이렇다 할 패닉은 아직 없어 보였다. 이날 주가가 61.83% 폭락하며 ‘제2의 SVB’ 우려를 낳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맨해튼 내 한 지점은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내부로 들어가니 직원들은 6~7명 정도 있었고, 2명의 고객만 상담을 받고 있었다.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초대형 은행의 현금 인출기 역시 한산했다.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영업 재개일인 13일 오전 9시50분(미국 서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SVB 본사 앞에서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사진=김혜미 기자)◇“마땅한 구매자가 없네”…美정부, SVB 매각 재추진미 금융당국은 SVB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정은 순탄치가 않다. 전날 진행된 첫 입찰에서 마땅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유력 후보였던 PNC파이낸셜이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가 SVB 실사 후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 미 대형 은행은 단 한 곳도 구매 의사를 밝힌 곳이 없었다. 1건의 응찰이 있었지만 이는 FDIC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FDIC가 SVB의 새주인을 찾기 위한 재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재입찰 시기 등 세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잠재적 구매자 입장에선 상황이 개선됐다. 보호 한도(계좌당 25만달러)를 초과한 예금도 보호할 수 있게 됐고, 매각 조건도 손실 분담 합의 등을 통해 인수자 측에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상황이 나아졌더라도 재입찰에서 미 정부를 만족시킬 만한 구매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미 정책 조사업체 판게아 폴리시의 게리 헤인즈 창업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SVB의 새 주인은 지불능력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2시께(미국 동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한 시그니처은행 지점 내부에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롯데케미칼 사업 다각화 속도낸다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일진머티리얼즈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하고 롯데그룹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롯데그룹이 2조7000억원을 투자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작업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된 셈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진머티리얼즈, 롯데 간판 달고 새출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신임 대표이사일진머티리얼즈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상호를 변경하고, 김연섭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CSO)이 부사장으로 승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연섭 신임 대표이사는 롯데케미칼의 ESG경영본부와 안전환경부문을 총괄하면서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 투자를 이끌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전격 결정 후 국내 및 해외 기업결합신고 등을 진행했으며, 이날 잔금을 납부해 롯데케미칼의 자회사로 편입을 완료했다. 롯데케미칼이 동박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다. 현재 롯데그룹 중 롯데알미늄은 양극재용 알미늄박,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용 분리막과 전해액 유기용매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동박제조업체까지 인수하면서 리튬이온배터리에 필요한 4가지 전지소재를 모두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인 일진머티리얼즈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약 6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스페인, 미국에 공장을 신설해 생산량을 2027년까지 23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박은 머리카락 15분의 1 두께의 얇은 구리막으로,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롯데케미칼, 사업 다각화 속도..실적 반등 기대 이번 인수합병으로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 소재 업체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업종은 업황에 따른 실적 부침이 크다. 석유화학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고유가에 따른 원료가격 상승 및 수요 감소로 758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사업부문의 경우 554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롯데케미칼이 돌파구를 찾은 것이 이차전지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 다각화이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용 PE, PP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산공장 내에 35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제품인 EC(에틸렌 카보네이트)와 DMC(디메틸 카보네이트), EMC(에틸 메틸 카보네이트), DEC(디 에틸 카보네이트) 생산 설비를 짓고 있다. 1차 생산시설은 올해 하반기, 2차 생산시설은 내년 상반기 중 준공할 예정이다. 특히 핵심 원료(HPEO, CO2) 자체 생산 설비도 갖추고 있어서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도 확보했다. 이어 미국 사솔케밀과(SASOL 케미칼)과 미국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은 미국내 자회사를 통해 약 3300억원을 투자, 양극박 생산 합작법인인 ‘롯데 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안정성과 에너지효율이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분류되는 바나듐이온 배터리의 경우, 이를 최초로 개발한 미국 스탠다드에너지에 6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롯데그룹 화학군 배터리소재 주요 투자 현황롯데케미칼은 당초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분야에 총 4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 5조원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 인수로 매출 규모 목표는 7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김연섭 신임 대표이사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범용 동박 제품부터 고강도, 고연신의 고부가 제품군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회사”라며 “롯데그룹 화학군의 핵심 자회사로 유럽 및 미국 등 주요 시장 선점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배터리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 다시 날개 편 이스타항공 "올해 항공기 10대 도입…내년 흑자전환 목표"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이스타항공은 올해 항공기 10대를 도입하고, 하반기부터 국제선 운항도 시작합니다. 내년 흑자전환이 목표입니다.”조중석 이스타항공 신임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재운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재운항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재운항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이스타항공은 2020년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한 이후 지난달 28일 항공운송면허(AOC)를 재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운항 중단 3년 만인 오는 26일 재운항에 돌입한다. 조 대표는 재운항을 앞두고 기재 도입과 노선 확대, 채용, 안전 투자 등을 포함한 5개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2027년까지 항공기 20대 이상으로 늘릴 것…노선 점차 확대이스타항공은 현재 737~800 기종 3대 보유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 올해 말까지 보유 항공기를 10대로 늘린다. 이스타항공은 상반기 2대, 하반기 5대를 추가 도입하기 위해 리스사들과 협의 중이다. 7호기부터는 차세대 항공기인 737-8기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737-8기종은 보잉의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전세계 188개국에서 운항허가를 득했다. 최대 운항거리가 6570Km로 기 보유한 737~800보다 약 1140Km가 길고 연료 효율성이 15%이상 개선돼 중단거리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대표는 “올해 이후 내년 14대, 2027년 20대 이상 항공기를 보유하려고 한다”며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재 도입 업무를 선제적으로 추진했고, AOC 발급 이후 임대사들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조 대표는 기재도입 계획에 맞춘 노선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운항초기에는 김포~지방발 제주 노선에 집중하고 7호기 도입 이후 국제선 취항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현재 보유한 항공기 3대와 추가 도입하는 4~6호기는 김포~제주 노선과 지방공항발 제주노선에 집중 투입한다. 조 대표는 “제주공항의 보유 슬롯을 최우선 활용해 국내선 공급을 확대하며 국민들의 편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하반기엔 김포~대만 송산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도 취항한다. 이후 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의 인기 노선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의 관광 수요가 높은 노선을 우선 검토한다. 조 대표는 “기재 도입 속도와 항공 여행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며 수요가 몰리는 노선에 추가 진입한다”며 “동아시아에서 최고의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저비용 항공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선확대 등 경영계획에 맞춰 올해 직원 200여 명을 새로 채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안전·서비스 투자 강화…올해 1460억원 매출 기대이스타항공은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이스타항공은 안전과 통제 시설 구축, FTD 등 훈련장비, 전산시스템 분야 등에 90억원 이상을 투자해 왔다. 지난해에는 안전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관리하는 통합안전관리시스템(ESMS) 구축을 완료해 안전관리 체계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예비엔진과 항공기 부품 등 안전과 관련된 시설과 장비, 훈련 등에 200억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한다.IT 서비스도 확충한다. 예약, 고객관리, 운송 등 기본적 시스템뿐만 아니라 추가 시스템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조 대표는 “항공업을 잘하는 IT회사를 목표로 한다”며 “개별맞춤형 서비스와 구독 서비스 등 여행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IT 부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1월 이스타항공에 1100억원 운영자금을 투입했다. 조 대표는 “3월 추정 부채비율이 150% 수준이고 대부분의 부채 또한 단기부채가 아닌 납부 유예 채권으로 구성돼 있어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VIG파트너스의 투자금을 통해 충분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됐다”고 부연했다.이스타항공은 올해 1460억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2024년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5년 후인 2027년에는 8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조 대표는 “3년간 비운항한 실패 경험이 이스타항공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무너지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지속가능성에 역점을 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