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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의 구원투수’…식탁 바꾼 부회장님의 경영 비결은
- 우리 사회에 따뜻함을 전해온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명사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들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공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겠습니다. <편집자 주>[대담=예종석 명예대기자(한양대 명예교수)·정리=이지현 기자] 예전에는 설탕 한 봉지가 부의 상징이었다. 100%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쌀보다 비싼 고가품으로 취급한 것이다. 그랬던 것을 ‘삼양설탕’이 판도를 바꿨다. 국민 먹거리 자립을 목표로 제당사업에 진출한 삼양사가 정제설탕 대량 생산에 성공하며 대한민국 식탁을 바꾼 것이다.김량 삼양사 부회장은 “할아버지인 수당 김연수 선대회장이 모두 한 일”이라며 공을 돌렸다. 설탕·소금 기업에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꼬박 101년이 걸렸다. 김 부회장은 창립 101년을 맞은 삼양그룹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량 삼양사 부회장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삼양의 시작을 설명했다. (사진=방인권 기자)-삼양그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집단 중 하나다. 지난해가 100주년이었는데. △1921년 일본 경도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할아버지께서 형인 인촌 김성수 선생이 설립한 경성방직을 운영하다가 1924년 삼수사를 창업한 것이 삼양의 시작이다. 유학 중에 일본 산업을 인상 깊게 보고 돌아왔는데 정작 우리나라의 산업기반은 전무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동양척식회사가 우리나라의 토지수탈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본 할아버지는 농민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간척사업을 통해 근대적 농장 7개를 조성했다. 당시에 간척 기술도 제대로 없었을 텐데 어떻게 간척사업을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때 간척사업 등을 통해 여의도의 약 6배에 달하는 농토를 일구는 놀라운 결실을 맺었다. 그 토지가 삼양의 든든한 기반이 됐고 훗날 산업자본으로 전환돼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한국기업의 해외 진출 1호도 삼양인데.△선대회장께서 일제 강점기에 만주 시찰을 다녀오고 만주가 미래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1939년 중국 심양에 진출해 ‘남만방적’을 설립하고 오리엔탈 맥주회사도 인수했다. 삼척기업이라는 경영난에 빠진 기업도 인수했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기업이 안정되려 할 때 1945년 광복을 맞으며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귀국해야 했다. 내가 듣기론 재산의 절반 이상이 만주에 있었다고 한다. -귀국 후엔 어떤 사업을 했나.△당시엔 조선총독부가 염전을 이북에 많이 조성했다고 한다. 38선이 막히니 남한에 소금 품귀가 나타나 할아버지는 간척지에 염전을 조성했다. 염전이 될만하니 6.25전쟁이 터졌다. 부산에 내려가 사무실을 만들고 사업을 다시 구상했다. 의식주 중에 뭔가를 하려고 보다가 당시에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설탕을 택했다. 그런데 수입을 하려면 항구 쪽에 위치를 정해야 해서 부산, 마산, 울산을 살피다가 울산으로 위치를 정했다. 당시엔 울산이 조그마한 어촌이었다. 나머지는 황무지였다.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도록 인근을 매립해 부두를 만들었다. 이 황무지는 지금의 울산산업단지가 됐다. 선대회장님의 혜안이 정말 대단하다.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의 시작은.△원당을 수입하기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가지고 있던 토지를 헐값에 팔았다. 그리고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과 품종 다각화를 추진했다. 1972년 국내 제당사와 함께 선일포도당공업을 공동 인수했다. 1976년 인천에 전분당 공장을 설립하고 1984년 선일포도당공업 지분을 완전 매입함으로써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새로운 식품소재 사업 영역을 개척했다. 1988년 신한제분을 인수하며 제분업에도 진출했다. 이렇게 식품군이 우리 사업에 들어왔다.-삼양의 양대 축은 식품 외에 화학도 있는데.△1960년대 후반부터는 국민에게 값싸고 질 좋은 의류를 제공하기 위해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기초로 석유화학 분야에 진출,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까지 확장하며 식품소재와 화학소재 양축 체제를 구축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의약 및 바이오 부문에 진출해 항암제와 DDS(약물전달시스템) 등 전문 의약품과 생분해성 봉합사 등 의료기기 사업에도 진출했다. 생분해성 봉합사는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분해되는 수술용 실이다. 장기, 점막 등 실밥 제거가 어려운 수술 부위의 봉합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약 50개국 200개 이상의 기업에 5500만 달러 규모의 원사를 공급해 글로벌 봉합원사 시장 점유율 1위로서 글로벌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또 패키징 사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 무균 충전 음료생산과 함께 PET 원료부터 재활용 PET 생산까지 친환경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후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를 많이 했다. 지난 2월 상장한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 삼양엔씨켐과 화장품·퍼스널케어 소재 전문 삼양케이씨아이도 우리 회사다. -경영승계를 위해 어떤 훈련을 받았나.△미국과 일본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 상사에 들어가고 싶었다. 장남이 아니기에 삼양사에는 못 들어가는 것으로 정해져 있어서 나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버지(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께서 그렇게 말렸다. 그리고 대고모댁 회사였던 경방으로 보냈다. 31세 때였다.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대리직함을 받고 창고장으로서 하역노동자 관리 업무도 해야 했다. 임금단체협상 때면 분위기가 험악해져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아 내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차장까지 하다가 경방필백화점을 세운다고 해서 경방유통에 부장급으로 옮겼다. 외환위기 이후 경방필백화점이 어려워지며 아무도 사장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그땐 경방필백화점 사장을 맡으라고 했다. 2002년에야 삼양그룹 식품회사 삼양제넥스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식품분야 업무를 16년간 했다. 김량 삼양사 부회장은 인터뷰 중 수당 선생의 삼양훈을 꺼냈다. ‘분수를 지켜 복을 기르고(安分以養福),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기를 기르며(寬胃以養氣), 낭비를 삼가하여 재산을 기른다(省費以養財)’는 삼양훈은 삼양의 기업철학의 바탕이 되며 삼양문화의 출발점으로, 1931년부터 지금까지 사훈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위기의 순간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는데.△실패 경험도 있다. 중국 전분당 공장 투자에서 현지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친환경 플라스틱 등 신사업 개발도 쉽지 않지만 기술기반 스페셜티 사업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연구개발 방향 설정과 마케팅, 판매 등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고부가가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현재 김 부회장의 역할은.△아버지(김상홍 명예회장)와 작은아버지(김상하 명예회장)의 공동 경영 체제를 거쳐 지주회사에 형(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사촌(김원 삼양사 부회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 4형제가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께서 자녀 중 한 명씩만 경영에 참여시키려고 했는데 이후에 합의해 2명씩 경영체 참여하도록 했다. 매월 그룹차원의 경영회의가 있는데 M&A, 대규모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께한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삼양사 등기 사내이사를 맡아 삼양사의 전반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몸담아 애정이 많은 식품사업에 있어 필요한 조언이나 제안을 하고 있다. -다툼없이 3대로 이어진 성공적 공동경영의 비법은.△선대 회장님들의 우애와 존중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로 동업자라 여기며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하며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네 형제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점심을 함께 하며 나는 감정의 골이 쌓이지 않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회장의 큰아들이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외부 경험과 내부 평가를 거쳐 적합한 인재가 승계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량(오른쪽) 삼양사 부회장이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와 파워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향후 성장전략은.△삼양그룹 성장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과 ‘스페셜티’다. 이를 위해 건강(Health & Wellness)과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 Solutions) 분야에서 해외 사업장 신·증설 및 M&A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삼양그룹에서 말하는 스페셜티란 단순 고부가가치라는 개념을 넘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별성과 시장 지배력을 갖춘 전략 제품군을 의미한다.-해외사업 비중과 향후의 전망은.△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사업 비중으로 높여 나가고자 한다. 2024년말 기준으로 수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헝가리 등 다양한 글로벌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가 이루어지는 해외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매출 비중 5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식품 부문에서는 기능성 대체 감미료 및 식이섬유 소재, 냉동생지 등 건강과 웰빙을 위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보를 위해 해외 식품업체들과의 공동개발 및 응용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화학 부문에서는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퍼스널케어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스페셜티 케미컬 기업인 Verdant Specialty Solutions 인수를 통해 퍼스널케어 소재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하고 미국·유럽 고객들에 대한 대응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오팜 부문에서는 글로벌 생분해성 봉합사 사업, CDMO 사업, 신약 사업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2023년 헝가리 공장을 건설하고 해외 매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 미국 보스턴에 삼양바이오팜USA를 설립하고 다국적 제약사, 연구소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약 후보물질과 기술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경영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은.△결단력과 실행력, 그리고 도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직과의 공감대 형성과 소통 능력도 필수적이다. 리더의 도덕성이 조직 내 신뢰와 로열티를 높이는 데 핵심이라고 본다. 솔선수범을 통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삼양은 사회공헌 활동도 많이 하고 있는데.△‘정직하게 돈을 벌어 겨레를 위해 올바르게 쓴다’는 창업주 정신을 받들어 인재 육성, 환경 보전, 건강 증진을 목표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 국내 최초의 민간 장학재단인 양영재단을 설립하는 등 인재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하나의 장학재단인 수당재단은 국내 인문, 과학 분야의 업적이 큰 이들에게 수여하는 수당상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장학사업을 펼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지금까지 두 재단의 장학사업을 통해 3만명에 가까운 수혜자를 배출했다. 또 여성 사이클팀을 통해 잠재력 있는 체육 인재를 육성하며 비인기 종목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연사랑 파란마음 그림축제’를 개최해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또 각 사업장별로 자연정화 활동을 전개하며 환경보호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집수리 봉사활동, 연탄 배달, 김장 담그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지역사회와 건강한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건강관리는.△주 2회 PT를 받고 주말에는 골프를 즐긴다.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남기고 싶은 말은.△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경영활동에 있어 초심을 잃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 진심이 담긴 삼양을 만들어 가겠다.■김량 부회장 △1955년 △중앙고,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86년 경방 입사 △2000년 경방유통 대표이사 사장 △2002년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부사장 △2004년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2009년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삼양사 사장 겸직 △2011년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2018년 삼양사 부회장(現)
- 한미 무역협상 초읽기…주미경제공사 “호혜적 합의 위해 2주 협상 속도”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한국과 미국이 상호 무역 제한이 아닌 제조업 협력 확대를 중심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대미 경제외교를 담당하는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안세령 주미대사관 경제공사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균형을 강조하는 점은 이해하지만, 비관세 장벽 해소와 제조업 협력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안 공사는 “이 같은 접근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하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미 간 무역을 제한하기보다는 균형을 잡고 확대하는 호혜적 합의를 목표로 향후 2주간 실질적인 협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8월 1일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반도체와 조선 등 한국의 경쟁 산업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기여하는 조건으로 관세 완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안 공사는 이를 ‘쉽스 앤 칩스(Ships and Chips)’ 전략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최근 방미 협상에서 제안한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미국은 조선과 반도체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이어 “한국은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동맹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 제조업 부흥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산업 경쟁력과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협력은 무역 균형과 확대에 모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안 공사는 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부과 중이거나 계획 중인 품목별 관세 완화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가 한국의 대미 수출 절반 이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편, 미국이 우려하는 한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 움직임에 대해선 “중소기업과 소비자 보호가 목적이지, 미국 기업을 차별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디지털 기업들이 정부에 공정하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 “아들 흉보길래 그만…” 전 동서 살해한 ‘빗나간 부정’[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아들 흉을 보는 것이 감당이 되지 않고 화가 나 범죄를 저질렀습니다”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20년 7월 15일, 60대 남성 이 모씨는 인천시 중구 주거지에서 손아랫동서 A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현금 3000만원을 훔치고 시신을 차량 트렁크 속에 넣어 유기했다.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사진=게티이미지)이 씨(64)씨는 아내와 이혼한 후 손아랫동서인 A씨(48)와 20년간 인연을 유지해왔다. 이 씨는 A씨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기도 했고, A씨 또한 이 씨에게 점괘나 부적 등을 만들어 주고 돈을 받기도 했다.사업체를 운영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A씨와 달리 이 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이 씨는 몇달 전 이씨의 아들이 보이스피싱에 연루돼(사기 혐의) 징역 2년 및 5000만원의 배상명령을 확정받아, 금전적으로 궁핍한 상태였다.하지만 이 씨의 아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A씨는 이 씨 앞에서 흉을 봤고, 그 때마다 이 씨의 불만은 알게 모르게 쌓여왔다. 이 씨는 A씨에게 돈을 빌려달라 요청했으나 그 마저 거부당했고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사건은 이 씨와 A씨가 이씨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다음날인 2020년 7월15일 벌어졌다. 거래처와 약속이 있었던 A씨는 현금 3000만원이 들어있는 종이봉투를 들고 이 씨의 오피스텔로 들어왔고, 이 씨 또한 다과와 음료수를 건내며 반갑게 맞이했다. 하지만 음료에는 수면제가 들어있어 A씨는 곧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 씨는 기다렸다는 듯 준비한 둔기로 A씨를 수 차례 내려쳤다. A씨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이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씨는 여행가방, 전기톱 등을 마트에서 구입한 후 사체를 훼손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A씨의 사체를 손괴하던 중 흉기의 날에 손톱이 베였고, B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치료를 받은 다음날 자신이 치료를 받은 B병원 주차장에 사체를 버려둔 채 달아났다.이 씨는 다음날 A씨의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있던 이 씨의 범행을 의심해 범행 이튿날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이 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1심이 옳다고 봤다.1심은 “피고인의 범행 수법은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피해자의 신뢰관계를 이용해 방어할 수 없게 한 후 무자비하게 공격해 살해했다는 점에서 극히 잔인하다”며 “사체의 손괴 및 유기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피고인의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행은 생명의 존중이라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관을 훼손하고, 사회공동체의 신뢰와 결속을 현저히 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은 향후 기간의 정함이 없이 사회로 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함이 마땅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2심은 “피고인에 대해 유기징역형을 선고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죄책에 합당한 처벌을 위해서는 상당히 장기간의 징역형에 처하는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피고인의 연령을 감안할 때 무기징역형과 장기간의 유기징역형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한국판 엔비디아 키우자’ 36조 모험자본 만든다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다음은 7월 1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한국판 엔비디아 키우자’ 36조 모험자본 만든다-비트코인 12만달러 ‘코인3법’이 뚫었따-서울보증 전산 장애 전세대출 차질 속출-국정위·기재부 엇박자 李정부 첫 예산안 파행 우려-[사설]구글에 정밀지도 줄지 말지...정부 의견부터 통일해야-[사설]개살구 수두룩한 산업단지, 옥석 가려내기 필요하다△종합 -석화산업 이대로면 공멸. 대통령실, 구조조정 주도해야-“김효주 이름 건 주니어대회 더 큰 무대 위한 발판 되길”△초대형 IB 러시-발행어음·IMA 증권사 지정 속도...모험자본에 19.7조 더 공급한다-손실 부담에...여전히 소극적인 모험자본 투자-“글로벌 경쟁력 갖추려면...자본금 늘리고 투자 역량 키워야”△종합-尹 긴축기조로 짜인 내년도 예산안...李공약 사업 차질 우려-美 코인3법 통관 땐 날개...비트코인 연내 20만달러 기대-보증서 발급 중단에 대출 스톱, 입주지연·이자 상환 차질 줄이어-여당 만난 경제 6단체 “노란봉투법, 사업장 점거 불법행위 부추길 것”△인사청문회 ‘슈퍼위크’ 첫날-‘갑질 의혹’ 강선우 “부덕의 소치”...野 “유체이탈식 화법” 맹폭-정동영 “통일부 명칭 변경 필요...통일 포기는 아냐”-국민검증단 “논문 16건 연구윤리 위반” 이진숙 “소명할 것”-전재수 “해수부, 부산 가면 1만배 효과 부산시장 출마? 생각할 겨를 없어”△정치-TK·고령층마저 외면...국힘 지지율 역대 최저-‘국가수사위’ 막강 권한 놓고 “정부가 수사 관여” 우려 확산-국산 상륙공격헬기, 비관론 뚫고 성능 입증-“당 야전사령관 각오...내란종식·신속개혁 뒷받침”△경제-농축산도 포함...한미 ‘협상 패키지’ 본격 논의-실업급여 5개월 연속 1조 돌파...건설업 심각-국세청, 작년 비정기 세무조사로 3.4조 걷어...부과세액 1년새 30% 폭증-고용부, 노동계 국가보조금 50억 복원 검토△금융-6.27 대출규제 3주...혼란 여전-금감원, 부동산 대출 쏠림 경고 “은행 이사회, 경영 전략 살펴라”-보험추천·심사·사기예방 척척...만능 AI 직원-안정형 투자자에 ELS 권유 불가능해진다△글로벌-美에 계속 끌려갈 수 없다...새 파트너 찾는 아시아 국가들-폐가전서 희토류만 쏙 中규제에 뜨는 재활용-멕시코 토마토에 20.9% 관세 美 외식업계 폐업·파산 우려-마크롱 “2027년까지 국방비 103조원으로 증액”△예종석의 파워인터뷰-김량 삼양사 부회장, 설탕회사서 화학 바이오까지 달콤한 도전은 계속된다△산업-삼성·LG전자, 유럽서 전장사업 강화 ‘총력전’-美 출장 마친 JY, M&A 구상 마쳤나-미끄러지듯 출발, 부드러운 변속...마치 전기차 같네-LS전선, 고유연성 산업용 케이블 국산화-LG전자 ‘스탠바이미2’ 북미·아시아·유럽 출격-삼성전자, 2030 크리에이터 통해 AI 가전 알린다△산업-“AI기본법 과태료 유예 필요”-“샌드박스로 민간로켓 날개 달아줘야”-전력망·입지규제에...뒤처지는 K데이터센터산업-“이대론 넷제로 불가능...무탄소 전력에 원전 포함시켜야”△산업-“인수금 1조 미만” 홈플러스 어필에도...새 주인 오리무중-CJ올리브영 글로벌몰 상반기 매출 70% 껑충-냉커피·빙수·아이스크림...매출 시원하게 오른다-오늘 한성숙 중기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온플법’ 입장 주목△제약·바이오-각국 창업가·투자자 뒤섞여 아이디어 배틀...K바이오 빅딜 전진기지-유틸렉스 간세포암 치료제, 보조치료 없이 종양 줄여-DMS “자회사 비올 매각 후 상장폐지 고려한 적 없어”△부동산-“명도 소송만 1년...경매 ‘6개월내 실거주’ 예외 적용 필요”-자양동 신통기획 찾은 오세훈 “규제 혁파로 공급 속도”-공급 가뭄...아파트 입주물량 10년래 최저-일상이 된 고속철도 상반기 5825만 탔다△증권-JP모건도 오천피 간대...돌아오는 서학개미-안팎으로 볕드는 태양광주-장밋빛 일색 30만닉스...첫 ‘중립 의견’ 나왔다-“팔 사람은 다 팔았다” 시프트업 반드 기대감 솔솔-상반기 서학개미 원픽은 테슬라△스포츠-드디어 만난 호적수...홍명보호 백스리, 일본에도 통할까-‘폭풍 성장’ 김민주, 몸값도 두 배로 뛰겠네-테네스 왕좌의 게임 이번엔 신네르가 웃었다-“어메이징, 그레이스” 18번홀서 신들린 플레이△문화-이우환·김환기 ‘서늘한 푸름’으로 하반기 첫 경매-‘신나락 만나락’ 한판 어울림△피플-유재석 “지구를 위한 여정...그래소 ‘넥쏘’ 탑니다”-제너시스BBQ 대표에 CJ 임원 출신 김지훈-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장애청년 꿈 응원해요”-DB손보, 충주성심학교 13년째 장학금 전달-중기중앙회 “한중 중기 가교 역할”-공인회계사회 부회장에 김동철·조연주·오기원△오피니언-[목멱칼럼]실패한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튀르키예·한국 국민이 이뤄낸 승리-복귀 의대생이 명심해야 할 두 가지-[e갤러리] 이채 ‘잔상’△전국-“신재생에너지 확대·온실가스 감축에 총력”-국회 찾은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AI ‘정책 세일즈’-1심 패소 과천시, 신천지로 인한 교통난 등 입증 총력-유정복 인천시장, 美조지아공대와 AI 협력 논의△사회-줄지 않는 자전거 도둑...‘등록제도 강화해야“-의대생 이어 전공의 돌아온다 국회와 ’복귀 조건‘ 논의-AI교과서 발행사들 ”교과서 지위 박탈 철회“-오늘 尹강제구인 재시도...’집사게이트‘ 재계 총수 줄소환도-소피쿠폰 재원 분담률 6:4 무게 서울시 ”추경“ 자치구 ”조달 고민“
- [오일 Drive]1조달러 굴리는 곳, 이렇게 많았나…MENA 국부펀드 대약진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서도 1조달러(약 1380조 7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국부펀드가 탄생했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가 상반기까지 이어졌음에도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자산에 집중해 성과를 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국부펀드들이 비석유 부문 투자와 개발에 나서며 경제성장을 이루자 국부펀드 곳간도 늘어가는 모양새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지난 2021년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PIF 전략 발표 회의에서 연설 중인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로이터)14일 글로벌 국부펀드(SWF)에 따르면 AUM 1조달러(약 1380조 7000억원)가 넘는 중동 국부펀드가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3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MENA 지역에서 가장 큰 AUM을 굴리는 국부펀드에 UAE 아부다비투자청(ADIA)을 제치고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등극했다. PIF는 올해 상반기 기준 1조 1520억달러(약 1590조 5664억원)를 운용해 전체 국부펀드 중 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9250억달러(약 1277조 1475억원) 대비 24.5% 증가한 수치다. PIF는 포트폴리오의 3분의 1가량을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 자산으로 구성했다.업계는 PIF가 고금리 여파와 여러 초대형 프로젝트로 투자 비용이 급증해 지난달 순이익이 60% 급감했음에도 AUM을 쌓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우디는 오는 2027년 e스포츠 월드컵을 시작으로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2034년 FIFA 월드컵을 개최한다. 이를 위해 수도 리야드 도심에서 떨어진 사막지대 키디야에 5억달러(약 6904억원)를 들여 게임·e스포츠 지구를 조성하고 있다.수도 리야드에는 PIF 산하의 14㎢ 규모의 복합 용도 도시 개발 프로젝트 ‘뉴 무라바(New Murabba)’가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랜드마크는 높이 400m의 정육면체 구조물인 더 무카브(The Mukaab)다.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건축 구조물로 조성될 예정이다.이를 위해 최근 뉴 무라바 관계자들은 한국을 방문해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향후 3년간 로봇 공학, 자율주행 차량, 스마트시티 플랫폼, 건설 진행 상황 모니터링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 등 스마트 기술·자동화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어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도 MOU를 맺었다. 희림건축은 이번 MOU를 바탕으로 뉴 무라바 개발 마스터플랜을 보완하고, 건축 디자인 요소를 제시할 예정이다.원래 MENA 지역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ADIA는 2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순위로는 5위다. ADIA의 AUM은 1조 1100억달러(약 1532조 5770억원)로 지난해 말 1조 1090억달러(약 1531조 1963억원)에서 근소하게 증가했다. 글로벌 SWF는 “ADIA가 글로벌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분야 세계 최대 투자자 중 하나”라며 포트폴리오의 32%를 대체투자 자산에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 투자청(KIA)은 AUM이 1조 20억달러(약 1383조 4614억원)에 달해 그다음 순위를 차지했다.글로벌 국부펀드 사이에서 중동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라 국내 관계자들은 MENA 지역에 관심을 놓지 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특히 사우디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각종 대회가 예정된 만큼 문화·스포츠 인프라 구축 수요가 상당하므로 관련 업계에서 프로젝트 수주, 자금조달 등이 용이할 것”이라며 “게다가 PIF가 2030년까지 2조달러(약 2760조 6000억원) 자산을 관리할 거로 예측되고 있는데 인프라,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 전략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를 주목할 만 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