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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안전·편의 최우선'…고양시, 설 명절 종합대책 추진
- (사진=고양특례시)[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2026년 설 명절을 맞아 고양시가 시민 안전과 시민 편의를 위한 ‘설 연휴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경기 고양특례시는 보건, 복지, 환경, 재난·안전, 교통·수송, 민생경제 안정 등 중점 6개 분야에 대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먼저 시는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한 응급진료체계를 운영하기 위해 병·의원 174개소와 약국 375개소를 연휴 기간 운영 기관으로 지정하고, 해당 정보를 시·구청·보건소 홈페이지와 응급의료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알린다. 응급환자나 다수 환자 발생에 대한 신속 대처를 위해 관내 응급의료기관인 명지병원과 더자인병원, 일산병원, 국립암센터, 동국대병원, 일산복음병원, 일산차병원, 일산백병원은 24시간 응급진료체계를 유지한다.연휴 기간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부서별로 대응반을 편성해 명절 기간 재난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한다. 상수도 누수·계량기 파손에 대비한 시설 긴급 보수, 비상 급수 지원을 실시하고 하수도 역류, 파손 등 긴급 민원에 대해서도 긴급출동 체계를 구축했다. 강설에 시민들 이동에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휴기간에도 제설대책을 동일하게 유지한다.교통분야에서는 명절기간 교통혼잡지역인 장묘시설 및 전통시장 등 14개소에 모범운전자회를 집중 배치해 교통정리를 실시하는 한편 도로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귀성객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 14일부터 18일까지 관내 공영주차장 108개소를 무료 운영하고 공유누리, 공공데이터포털,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현황 정보를 알린다.아울러 15일부터 17일까지 청소업체 휴무로 생활폐기물 수거를 하지 않는 만큼 14일과 18일 집중 수거일로 정해 각종 폐기물 처리에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설 명절 물가안정 대책반을 편성해 물가안정 캠페인 및 물가 조사, 성수품(16종) 중점 관리를 실시하고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 캠페인도 실시해 지역 경제 및 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이동환 시장은 “설 연휴 기간 동안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각종 불편과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분야별 대응 대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美, 고용 서프라이즈…금리 인하 기대 후퇴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1월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1년여 만에 가장 강한 증가 흐름을 나타냈다.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임금 상승률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둔화 조짐을 보였던 노동시장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13만개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약 5만~6만개)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3%로 전월(4.4%)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0.3%)를 상회했다. 물가 압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준 신호다. 지난해 말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뒤 1월 회의에서 동결로 전환한 연준으로선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할 명분을 얻은 셈이다.이번 수치는 최근 고용 관련 선행지표들이 잇따라 부진했던 흐름과 대비된다. 민간 고용과 구인 건수 둔화, 주간 실업수당 청구 증가 등이 이어지며 시장에는 ‘냉각 시나리오’가 확산돼 있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는 “시장은 둔화를 예상했지만 고용시장이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평가했다.다만 고용의 질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증가분 상당수는 의료·사회복지 부문에 집중됐다. 가정 간병인과 요양시설 종사자 등 구조적 수요가 견고한 직종이 고용을 떠받쳤다. 반면 금융, 정보, 무역·운송 등 일부 고임금 업종에서는 일자리가 줄었다. 광범위한 경기 재가속이라기보다는 특정 분야 중심의 회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BC캐피털마켓의 마이크 리드는 “1월 보고서는 개선을 보여줬지만 한 달 수치에 과도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럼에도 제조업 고용이 2024년 말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눈에 띈다. 장기간 침체 국면에 머물렀던 제조업이 바닥을 통과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백악관은 이를 산업정책 성과와 연결 지으며 “트럼프 경제의 증거”라고 강조했다.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3.51%까지 치솟았고, 10년물 금리도 4.17%로 상승했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3월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고, 첫 인하 시점이 7월 이후로 밀렸다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연말까지의 예상 인하 폭도 두 차례에서 한 차례로 축소됐다.이번 지표는 지난해 고용 통계의 대폭 하향 수정과 함께 발표됐다. 지난해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이 기존 발표치보다 크게 낮아지며,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식어왔다는 점도 확인됐다. 그러나 1월의 강한 반등이 단기적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경기 연착륙 기대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는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상반기 중 금리를 재차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며 “1월 고용 강세가 일시적이라면 세 차례 인하도 가능하겠지만, 지속된다면 세 차례 인하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는 “시장이 최근 부진한 지표 이후 둔화를 예상했지만 고용시장이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평가했다. RBC캐피털마켓의 마이크 리드는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2026년 장기 동결에 들어갈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표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상보다 훨씬 좋은 고용 수치”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동시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고용 강세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고려인 강제이주 90년, 이제 한국이 응답해야 할 때
- [박민지 카스피안코리아 이사]“무슨 박씨예요?”“밀양 박입니다.”“내 남편도 밀양 박이에요! 너무 반가워요!”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알렉산드라 최 부회장은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끌어안았다.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성씨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전혀 어색하지 않게 서로 반겼다. 멀리 떨어져 살아왔지만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찰나에 확인했다.고려인들은 떠나고 싶어서 떠난 사람들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시기 우리 선조들은 살아내기 어려웠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러시아로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들을 ‘고려인’이라 부른다.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위치한 고려극장에 전시된 홍범도 장군 사진과 발령서.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홍범도 장군의 고려극장 근무 사실을 보여주는 발령 문서 번역본.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1935년 당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촬영한 고려극장 단원들 모습이 고려극장에 전시돼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극장에 전시된 홍범도 장군 의복.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극장을 찾았을 때 오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전시물이 있었다. 1939년 3월 25일자 근무 명령서였다. ‘홍범도 동지를 고려극장 월급 100루블의 임시 경비원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었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생애 마지막 직업은 크즐오르다 고려극장의 경비원이었다.고려극장 1층의 작은 전시 공간에는 홍범도 장군의 유품과 함께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어진 고려극장의 여정도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당시 사용하던 물건들과 국립조선극장의 한글 대본, 러시아어로 극을 올리기 위한 행정서류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낯선 땅에서 고국의 말과 글 그리고 우리의 문화로 버텨낸 그 시간의 흔적들은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그 시대를 살아내는데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홍범도 장군의 러시아 입국 신고서 사료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입국 목적과 희망’이라는 항목에 단 네 글자가 적혀 있다. ‘고려 독립’. 그의 희망으로 만들어낸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박민지 카스피안코리아 이사(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해 참석자들이 고려일보에서 과거 발행본 지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일보의 전신인 선봉 신문 1923년 3월 1일자 지면 사본.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일보 과거 지면이 철제 캐비닛에 보관 중이다. 맨 아래 1954년부터 연도별로 정리가 돼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인협회를 방문했을 때는 또 다른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려일보의 오래된 지면들이 보관되어 있었고, 1923년 3월 1일 삼일절을 기리는 그날의 신문 사본도 포함돼 있었다. 전면이 한글로 발행된 신문에는 간절하게 독립을 바라는 글이 담겨 있었다.그러나 그 소중한 지면들은 철제 캐비닛 속에 묶인 채 보관돼 있었다. 체계적인 보존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고려일보의 지면들은 복원과 보존이 시급하다. 그것들은 고려인 사회의 기록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제는 한국 정부가 나서 사료 복원과 보존을 지원해야 할 때다.한 켠에는 한국 교과서도 쌓여 있었다. 뿌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지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인들은 지금 한국의 우리 젊은 세대보다 한국 전통문화를 더 소중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요즘 명절과 집안 대소사에서 전통을 천천히 잊어가는 데에 반해 그들은 전통을 여전히 예전의 방법대로 이어나가며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다.고려일보에 걸려 있는 뿌리를 잊지 말자는 고려일보 사서(社是).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2023년 5월 고려일보 100주년을 기념한 제호(題號)가 쓰인 액자가 고려일보에 걸려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그 모습을 바라보다 나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고려극장 극장장님이 조용히 말했다.“한국에서 와서 우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그 말 앞에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숙연해졌고,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깊게 밀려왔다. 내년이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 이라고 한다. 사실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우리는 너무 늦게 그들을 돌아보고 있다.“우리 조상들이 한국을 떠날 때는 나라를 잃었었지만, 지금은 나라를 되찾았고 한국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이 잘사는 나라가 되니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카자흐스탄 에서도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오히려 고려사람이라고 더 잘 대해줍니다.”그들은 한국이 자신의 뿌리이자 역사적 고향이고, 카자흐스탄은 자신들을 살 수 있게 해준 고향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이 더 잘되기를 바란다고, 나에게도 “더 잘 살아가세요”라고 축복했다.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세운 카스피안 그룹의 한국 법인에서 일하는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다. 고려인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이 선조들로부터 계승해 온 정신과 애정의 깊이를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다. 그들의 마음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연장된 삶이다.고려인은 과거의 동포가 아니라 지금도 한국과 연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미 카자흐스탄의 경제리더로 성장해 알마티 인근에 알라타우 신도시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 입구에는 고려인 사회가 힘을 모아 조성하는 ‘K-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고려인을 받아준 카자흐스탄에 대한 감사와 선조에 대한 계승 그리고 한국 문화를 담는 문화복합단지다. 약 10ha(3만250평) 규모로 조성돼 2027년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에 맞춰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카자흐스탄 알라타우시티 K-PARK 공사 현장에 주춧돌이 놓여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찾았을 때 고려인들의 독립운동사가 충분히 조명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한 축이지만, 제대로 기록해놓은 곳을 찾지 못했다.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이 있었을 때, 현지 고려인 사회가 느꼈던 좌절감도 결코 작지 않았다고 들었다. 오랜 시간 독립운동의 기억을 지켜온 사람들에게 그 사건은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자신의 역사를 부정하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고려인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일부다. 그 역사적 평가는 국내 정치 이념의 색깔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공동의 역사이기 때문이다.그곳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긴 시간을 견뎌온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 질문하게 됐다.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독립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 위에 오늘의 한국이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고, 지금의 국가적 위상을 이루기까지 그들의 노력이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닐까.고려인들에게 독립운동의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정체성의 일부이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한국을 향하고 있었다.이제는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을 앞둔 이 시점에서, 한국이 응답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박민지 카스피안코리아 이사.
- 고려인 강제이주 90년, 이제 한국이 응답해야 할 때
- [박민지 카스피안코리아 이사]“무슨 박씨예요?”“밀양 박입니다.”“내 남편도 밀양 박이에요! 너무 반가워요!”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알렉산드라 최 부회장은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끌어안았다.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성씨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전혀 어색하지 않게 서로 반겼다. 멀리 떨어져 살아왔지만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찰나에 확인했다.고려인들은 떠나고 싶어서 떠난 사람들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시기 우리 선조들은 살아내기 어려웠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러시아로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들을 ‘고려인’이라 부른다.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위치한 고려극장에 전시된 홍범도 장군 사진과 발령서.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홍범도 장군의 고려극장 근무 사실을 보여주는 발령 문서 번역본.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1935년 당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촬영한 고려극장 단원들 모습이 고려극장에 전시돼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극장에 전시된 홍범도 장군 의복.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극장을 찾았을 때 오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전시물이 있었다. 1939년 3월 25일자 근무 명령서였다. ‘홍범도 동지를 고려극장 월급 100루블의 임시 경비원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었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생애 마지막 직업은 크즐오르다 고려극장의 경비원이었다.고려극장 1층의 작은 전시 공간에는 홍범도 장군의 유품과 함께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어진 고려극장의 여정도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당시 사용하던 물건들과 국립조선극장의 한글 대본, 러시아어로 극을 올리기 위한 행정서류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낯선 땅에서 고국의 말과 글 그리고 우리의 문화로 버텨낸 그 시간의 흔적들은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그 시대를 살아내는데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홍범도 장군의 러시아 입국 신고서 사료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입국 목적과 희망’이라는 항목에 단 네 글자가 적혀 있다. ‘고려 독립’. 그의 희망으로 만들어낸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박민지 카스피안코리아 이사(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해 참석자들이 고려일보에서 과거 발행본 지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일보의 전신인 ‘선봉’ 신문 1923년 3월 1일자 지면 사본.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일보 과거 지면이 철제 캐비닛에 보관 중이다. 맨 아래 1954년부터 연도별로 정리가 돼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고려인협회를 방문했을 때는 또 다른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려일보의 오래된 지면들이 보관되어 있었고, 1923년 3월 1일 삼일절을 기리는 그날의 신문 사본도 포함돼 있었다. 전면이 한글로 발행된 신문에는 간절하게 독립을 바라는 글이 담겨 있었다.그러나 그 소중한 지면들은 철제 캐비닛 속에 묶인 채 보관돼 있었다. 체계적인 보존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고려일보의 지면들은 복원과 보존이 시급하다. 그것들은 고려인 사회의 기록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제는 한국 정부가 나서 사료 복원과 보존을 지원해야 할 때다.한 켠에는 한국 교과서도 쌓여 있었다. 뿌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지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인들은 지금 한국의 우리 젊은 세대보다 한국 전통문화를 더 소중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요즘 명절과 집안 대소사에서 전통을 천천히 잊어가는 데에 반해 그들은 전통을 여전히 예전의 방법대로 이어나가며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다.고려일보에 걸려 있는 ‘뿌리를 잊지 말자’는 고려일보 사서(社是).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2023년 5월 고려일보 100주년을 기념한 제호(題號)가 쓰인 액자가 고려일보에 걸려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그 모습을 바라보다 나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고려극장 극장장님이 조용히 말했다.“한국에서 와서 우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그 말 앞에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숙연해졌고,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깊게 밀려왔다. 내년이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 이라고 한다. 사실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우리는 너무 늦게 그들을 돌아보고 있다“우리 조상들이 한국을 떠날 때는 나라를 잃었었지만, 지금은 나라를 되찾았고 한국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이 잘사는 나라가 되니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카자흐스탄 에서도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오히려 고려사람이라고 더 잘 대해줍니다.”그들은 한국이 자신의 뿌리이자 역사적 고향이고, 카자흐스탄은 자신들을 살 수 있게 해준 고향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이 더 잘되기를 바란다고, 나에게도 “더 잘 살아가세요”라고 축복했다.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세운 카스피안 그룹의 한국 법인에서 일하는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다. 고려인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이 선조들로부터 계승해 온 정신과 애정의 깊이를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다. 그들의 마음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연장된 삶이다.고려인은 과거의 동포가 아니라 지금도 한국과 연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미 카자흐스탄의 경제리더로 성장해 알마티 인근에 알라타우 신도시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 입구에는 고려인 사회가 힘을 모아 조성하는 ‘K-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고려인을 받아준 카자흐스탄에 대한 감사와 선조에 대한 계승 그리고 한국 문화를 담는 문화복합단지다. 약 10ha(3만250평) 규모로 조성돼 2027년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에 맞춰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카자흐스탄 알라타우시티 K-PARK 공사 현장에 주춧돌이 놓여 있다. (사진=박민지 이사 제공)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찾았을 때 고려인들의 독립운동사가 충분히 조명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한 축이지만, 제대로 기록해놓은 곳을 찾지 못했다.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이 있었을 때, 현지 고려인 사회가 느꼈던 좌절감도 결코 작지 않았다고 들었다. 오랜 시간 독립운동의 기억을 지켜온 사람들에게 그 사건은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자신의 역사를 부정하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고려인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일부다. 그 역사적 평가는 국내 정치 이념의 색깔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공동의 역사이기 때문이다.그곳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긴 시간을 견뎌온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 질문하게 됐다.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독립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 위에 오늘의 한국이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고, 지금의 국가적 위상을 이루기까지 그들의 노력이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닐까.고려인들에게 독립운동의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정체성의 일부이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한국을 향하고 있었다.이제는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을 앞둔 이 시점에서, 한국이 응답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박민지 카스피안코리아 이사.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테슬라도 ‘딸깍’ 해킹… SDV 보안 초비상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다음은 1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테슬라도 ‘딸깍’ 해킹… SDV 보안 초비상-‘피싱에 속은 내가 멍청이지…’ 자책의 늪에 빠진 피해자들-AI데이터센터·에너지고속도로… “100조 민자사업” 추진-올 150곳 상폐… 코스닥 대수술 예고-[사설]수출 10대 기업 비중 40% 역대 최고, ‘쏠림’ 우려 크다-[사설]중처법 1호 피의자 무죄… 무리한 입법의 예정된 결과△2면 종합-이마트, 고물가 속 가성비 내세워 ‘전진’…롯데마트, 미래사업 투자로 ‘일부 후퇴’-국민참여펀드 연 5~6% 수익 기대…인구 감소지역 투자땐 인센티브△3면-인포테인먼트·충전기까지 해킹…韓·EU, 보안인증 없는 車 판매 막는다-현대차, 정보보호조직 전진 배치…자체 보안솔루션 ‘국제인증’ 획득-“자동차 全주기 보안 책임…BMW·볼보도 파트너죠”△4면 종합-‘사람은 서울로’ 옛말 딱이네…고향 남은 흙수저 80% ‘가난 되물림’-대기업 일자리 6700개 줄었는데…올영·SK하닉은 채용 늘려-코스닥 ‘좀비기업’ 퇴출 속도…시총·매출 허들 더 높인다-고려아연 이어 영등포 ‘고의’ 분석…내달 주총 앞두고 분쟁 ‘시계 제로’△5면 AI발 피싱범죄의 진화-“피싱 대응, 신속함이 생명”…신고 받자마자 계좌 정지 등 일사천리-“전화만 와도 철렁”…일상 무너진 피해자들-“강력범죄 피해자 수준으로 공적지원 받아야”△6면 정치-與, 불가피한 자사주 소각땐 감자 면제 추진…경영권 방어수단엔 선 그어-‘입법 속도’ 강조한 李대통령, 오늘 여야 대표 만난다-정청래·조국 리더십 시험대…‘지선 성적표’에 사활 걸어야 -국민 10명 중 9명 “보수·진보 갈등 심각”△8면 경제-쉬는 청년 46.9만명…코로나 이후 가장 많다-세계 유일 K방폐물 관리 솔루션 美서 글로벌 판로 개척 나선다-반도체 슈퍼사이클 탄 수출…2월도 ‘역대 최대’ 콧노래-물가 자극하는 불공정담합 잡아낸다△9면 금융-위험가중치 100%로 완화… 생산적금융 힘준다-은행 누르니…2금융 주담대 3.6조 쑥-당국, 가상자산 거래소에 ‘금융사 수준 규율’ 예고-“반도체 방산 조선 등 수출기업에 5년 간 150조 지원할 것”△10면 글로벌-버거 안 팔리는데 4만원 샐러드 불티…美 ‘K자형’ 소비 심화-“쿠팡사태 美 관세압박 빌미 될수도”-바이트댄스 AI칩 삼성이 만드나-알파벳 100년물 대흥행…다통화 수급 분산 통했다-설탕세·비만약에 발목 잡힌 코카콜라…5년 만에 ‘실적 쓴맛’다음은 2월 1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2면 산업-메모리 연산 분담으로 AI 최적화…데이터 협력해 기술장벽 넘어야-자율주행 이어 로봇 사업까지…현대차그룹 ‘새 판 짜기’ 속도-LS전선, 美서 7000억원 규모 전력 인프라 수주-삼성전자 “로봇청소기 기준 다시 세울 것”-두산에너빌, 올 첫 공급계약…남부발전에 가스터빈 3기△13면 ICT-미르M 中시장, 스테이블코인 위메이드, 3년 연속 흑자 청신호-주춤한 카카오게임즈, 신작 쏟아낸다-카카오 체질개선 이끈 정신아, ‘시즌2’ 닻 올린다-“블록체인 성능 100배 이상 끌어 올렸다”△14면 성장기업-“조상님, 설 차례상에 고급 과일·생선 못 올려요”…고물가에 한숨-교육·판로·투자 원스톱 지원…전기차·바이오 스타트업 키운다-“무인매장·빈 집…설 명절, 에스원 AI가 24시간 지켜드려요”△16면 생활경제-처갓집 손잡고 ‘배민온리’ 재도전…쿠팡이츠, 수수료 인하로 맞불-더현대 실적 쑥…현대百, 지배구조 개편·주주환원 강화-제주항공 흑자 전환 성공…애경그룹, 체질 강화로 재도약 시동△18면 Auto&Life-속도보다 손맛으로 달리는 스포츠카…전동화 시대도 끄떡없다-묵직한 파워…프리미엄 대형 SUV로 돌아온 ‘제무시’△19면 제약·바이오-응급 대응·바이탈 관리로 환자 모니터링 시장 재편-루닛, AI 원격 영상판독 시장 넓힌다-“환자 넷 중 하나는 효과 본 ‘헤리브라’…병용 투여 안전성도 확보”-엘리시젠, 신약개발 전략 전문가 최진국 박사 영입△20면 증권-한투증권, 업계 첫 ‘2조 클럽’ 입성-KB금융, 금융지주 ‘PBR 1배’ 시대 열었다-金보다 銀-“코스피 추가 레벨업, 주주환원에 달렸다”-‘매일오너 효과’…CJ대한통운 목표가 줄상향△21면 부동산-민간정비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제외…집값과 공급 사이 균형 시험대-‘파업 리스크 대응’ 국토부 방안에 노조 반발…고속철 ‘통합’ 새 변수로-돈줄 막고 2년 실거주 유예, 효과 있을까△22면 엔터테인먼트-수상한 세 남자 설 극장가 빅뱅-‘이야기의 힘’ 보여준 창작자들…아낌없이 박수 보낸 CJ ENM△24면 피플-K배터리, ESS로 재도약…차세대 기술로 中 꺾는다-“익시오 글로벌 데뷔”…홍범식 LG유플 CEO, MWC서 기조연설-류제명 과기부 차관 “AI 인재 정책, 기술변화 속도 맞춰 재검토”-풀무원, 20년 연속 ‘한국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정양호 에스알 대표 취임 “안전이 최우선 가치”△25면 오피니언-‘AI 버블’론의 실체-관치금융 그림자 키우는 특사경 강화△26면 전국-고양군, ‘자족경제도시’ 증명할 확실한 사례-“이사 오면 무조건 전입신고 보내나” 전입신고 미달 사례, 법정 다툼으로-창업부터 재기까지…서울시, 315억 들여 소상공인 종합지원△27면 사회-1년새 검사 10% 이탈…수사 공백에 ‘민생 사건 하세월’ 우려-“행정통합 인센티브 사용처 해당 통합특별시가 정해야”-“영어 불수능, 문항 절반 교체 탓”…AI 도입에 난이도 조절한다-“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 생태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