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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공매도 재개, 국내 자본시장에 독”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공매도 재개는 국내 자본시장에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특정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전략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안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상적인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업가치로 인한 거품을 사전에 제거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타 선진국의 주식시장과 비교해 우리 주식시장에 공매도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기준 시중 통화량 3178조4000억원 중 상당수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코스피 3000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빚으로 매수한 주식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오는 3월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며 향후 주식시장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매도의 경우 문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에 있다.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과 기관이 전체의 98%를 차지할 정도로 사실상 개인이 참여하기 힘든 시장이다. 정보의 비대칭성도 문제로 꼽힌다. 그 결과 2016년부터 3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수익은 1조7662억원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개인은 7265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안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만 돈을 벌고 개인은 손실을 보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매도의 시장 왜곡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일부 외국계 증권사 주도로 대량의 공매도 거래가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특정 테마주와 기업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결합돼 시장을 왜곡하고, 사실상 시세를 조종할 우려가 있다”며 “특히 하락장 국면에서의 단타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 크게 위축시켜 투매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불법 공매도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했다. 현행법상 허용되는 공매도는 팔기 전 주식을 빌리는 ‘차입 공매도’다.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지만, 여전히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화, 메신저, 이메일로 주식 대차계약을 체결한 뒤, 아날로그식으로 손으로 입력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고, 악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매도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을 방법은 있다고 안 대표는 강조했다. 먼저 연기금이 보유한 주식의 공매도용 대여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들 입장에선, 내가 낸 돈으로 연기금이 산 주식이 나에게 손실을 입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황당한 구조이기 때문이다.안 대표는 또 공매도를 철저히 전산화,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전화나 이메일, 메신저로 주문하는 방식을 허용할 것이 아니라 주문 시스템 및 감시 시스템 구축을 통해 투명하게 모든 공매도를 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불법 무차익 공매도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울러 기관, 외국인과 개인 간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특히 기업의 공시 제도를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매도 주체의 가격 하락 유도 행위에 대한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가치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격 하락 유도 행위에 의해 주가가 좌우된다면 공매도 자체의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안 대표는 “공매도는 분명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말씀드린 여러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은 채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선거가 다가와서, 혹은 정부 지지율이 떨어져서 3개월, 6개월씩 찔끔찔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는 것은 비겁한 행정”이라며 “일단 공매도 재개를 무기한 연기하고, 공매도 제도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한 다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재개해야 한다. 그것이 금융시장 선진화와 투자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용 구치소 독방, 가장 열악..대우받는다 생각하면 오산"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 사건으로 법정 구속됐던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지낼 방 상태가 열악하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허 전 행정관은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2019년 10월 출소했다.그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문득 서울구치소 ‘1중1’이 떠오르며 이재용 부회장이 스쳐 갔다”며 “‘1중1’은 ‘1동, 중층, 1번’ 방을 말하고, 중층은 2층”이라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이 방은 법정구속된 요인들의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만든 독방(1인)으로 24시간 감시가 가능한 카메라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허 전 행정관은 “나는 2018년 법정구속으로 재수감 됐는데 이 방에서 일주일 정도를 보냈다. 그 후 다른 독방으로 보내졌다. 그런데 그 방을 사용한 전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밝혔다.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1년간 그 방을 사용하다 출소했고, 한동안 그 방이 비어 있다가 내 차지가 되었다”며 “당시 담당 교도관으로부터 그 이야길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그는 “이 부회장이 1년간 그 작은방에서 감시받으며 겪었을 고초가 온몸으로 느껴졌다”며 “그 방의 끝에는 높이 60cm 정도의 시멘트 담장이 있고, 가로 8~90cm 세로 120cm 정도 되는 화장실이 있다. 이곳은 전천후다. 세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샤워도 하고 크고 작은 볼일도 다 보는 화장실 겸 목욕실이다. 처음 겪을 때는 참으로 난망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서울구치소에서 제일 열악한 방”이라며 “대부분의 방들은 좌변식에 화장실 칸막이라도 있건만. 삼성 총수라고 그나마 대우받는 특별방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허 전 행정관은 “이 부회장이 그곳으로 다시 갔을 것”이라며 “그곳에서 그가 흘릴 눈물이 마음 아프지만, 삼성의 총수답게 견디길 바란다. 이를 갈며 극복해야 한다”고 적었다.최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이 부회장은 교정 당국의 ‘신입 수용자’ 방역 지침에 따라 입소 즉시 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그러나 이 부회장은 앞으로 4주간 독거실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이후 2차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격리가 해제된다. 타 교정시설은 신입 수용자 입소 시 3주간 격리하지만 서울구치소는 한 주 더 격리 중이다.통상 일반 수용자는 격리 해제 후 여러 수용자가 함께 생활하는 일반 거실에서 생활하지만, 이 부회장은 격리 해제 후에도 독거실에서 지낼 것으로 보인다.
- '될성부른 떡잎에 베팅'…서학 개미, 美 스팩 '줍줍'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불안하지만 DA(definitive agreement·최종합의)까지 가야겠죠?”넘치는 유동성이 해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거워지자 상장 이전 단계에서부터 될성부른 떡잎을 찾아 나서겠다는 ‘서학 개미’들의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뉴욕 증시에서는 스팩을 통한 상장이 금액 기준 46%에 달했다. 지난해 쏟아진 다수 성공 사례와 ‘아래는 막혀 있고, 위로는 열려 있는’ 스팩의 상대적 안정성이 투자 매력을 더한다. 증권가는 스팩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면서 주가 하락과 희석 등의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테슬라 경쟁자 사볼까…CCIV 이달 700억원 순매수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1월1~20일) ‘CHURCHILL CAPITAL CORP IV’(CCIV)를 6308만 달러(약 694억원), ‘SOCIAL CAPITAL HEDOSOPHIA HOLDINGS. V’(IPOE)를 5293만 달러(약 582억원)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순위에서 여전히 테슬라(6억8153만 달러)와 애플(4억4571만 달러) 등 대형 기술주가 압도적인 차이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스팩의 10위권 진입이 눈길을 끈다.‘IPOE’는 페이스북 전직 부사장 출신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이끄는 소셜 캐피탈 헤도소피아 홀딩스가 상장한 스팩으로, 지난 7일 미국 핀테크 회사 소파이(Sofi)와 합병을 발표했다. 2011년 설립된 소파이는 학자금 P2P(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서 출발해 현재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주식 거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발표 이후 주가는 22.59달러까지 올라왔다. 우주 관광 업체 버진 갤러틱, 온라인 주택 중개업체 오픈도어 등 연이어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에 성공한 차마스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CCIV’는 시티그룹 전 CEO인 마이클 클레인이 이끄는 처칠 캐피탈의 스팩이다. 당초 AT&T의 산하 다이렉트TV와 협상 중이란 소문이 있었지만 최근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뜨거운 종목으로 떠올랐다. 처칠 캐피탈 측은 아직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았지만, 처음 소식이 나온 지난 11일 이후 19일(현지시간) 기준 78.46% 올랐다. 테슬라의 대항마를 자처하는 루시드 모터스는 테슬라 출신 피터 롤린스가 CEO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올해 2분기부터 첫 양산 승용차 모델인 ‘루시드 에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 “실패해도 원금 보장, 합병 대상 확실해야”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다. 주식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한다. 스팩이 상장하면 모인 자금은 신탁계정에 보관되고, 약속한 기간(미국 2년, 한국 3년)에 합병이 진행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공모가 수준의 원금과 약간의 이자를 돌려 받는다. 보통 주당 10달러(한국은 2000원) 정도인 공모가에서 매입했다면 원금 보존이 가능하다. 직상장 대비 상장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IPO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스팩 상장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안에서 나온 성공 사례들이 스팩 열기에 불을 지폈다.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 배터리 기업 퀀텀 스케이프 등이 대표적이다. 상장 직후 주가가 가파르게 고공행진을 그린 종목들이다. 현재는 50달러대에서 움직이는 퀀텀 스케이프는 지난해 말 131.67달러까지 상승했다. 스팩 단계에서 매수했다면 1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했다. 소프트뱅크, 빌 애크먼,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등 유명 투자자들도 스팩을 상장시켜 투자 열기를 부채질 했다. 물론 스팩이 능사는 아니다. 합병 발표 전에는 발기인의 경력, 향후 인수합병(M&A) 방향성 등 비교적 제한적 정보 내에서 투자를 결정해야 하고, 합병 완료 후에는 일시적인 수급 부담으로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또 스팩은 워런트(신주 인수권)가 따로 거래되는데 행사가가 낮고 물량이 많으면 기존 스팩 투자자가 보유한 가치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대상을 알 수 없는 단계에서 너무 높은 가격에 매수하면 합병 불발이나 기간 연장시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면서 “합병 발표 후에도 최종 딜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여러 호재로 주가가 상승하는 사례도 있어 합병 발표 후 대상 기업을 분석하고 성장성에 베팅하는 방법이 차선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웰뱅톱랭킹] 김연경은 10년이 지났어도 '월클' 맞습니다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여자배구는 ‘배구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의 등장 전,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김연경이라는 슈퍼스타가 나타난 이후 한국 배구에 찾아온 변화는 드라마틱할 정도다.최근 V리그 경기장에서 김연경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해외 진출하기 전 국내에서 뛰었던 네 시즌 가운데 가장 좋았던 시즌은 언제인가요?”김연경 선수는 잠깐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글쎄요. 아마 신인이던 2005~06시즌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입단하기 전 시즌에 꼴찌 팀이었는데 다음 시즌에 곧바로 우승을 차지했어요. 그때 제 몸상태도 그렇고 팀 분위기도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나요”남자 아이처럼 머리를 짧게 자른 17살의 장신 소녀가 상대 블로킹 위에서 무지막지한 강스파이크를 날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김연경은 이미 한일전산여고 시절부터 국가대표팀 주공격수로 이름을 날렸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출전했던 그랜드챔피언스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득점 3위에 오르면서 세계 배구계를 놀라게 했다.김연경의 말대로 전년도 꼴찌 팀이었던 흥국생명은 이듬해 챔피언 팀으로 변신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김연경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과연 ‘2005~06 김연경’은 도대체 얼마나 잘했던 것일까.당시 김연경의 성적을 보면 속된 말로 ‘후덜덜’ 할 정도다. 득점(756점), 공격성공률(39.65%), 서브득점(세트당 0.41개)에서 모두 1위였다. 2005~06시즌은 여자부에 아직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김연경을 막을 국내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특히 도로공사와 맞붙었던 챔피언결정전은 김연경의 ‘배구여제 즉위식’이나 다름없었다. 마지막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속에 흥국생명이 3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경은 챔프전 5경기에서 154득점에 공격성공률 40%를 기록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 경기 당 30점 이상 책임지면서 동시에 리시브 점유율도 31.82%나 됐다는 점이다. 공격과 수비를 거의 도맡아 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2005~06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 챔프전 MVP, 신인상을 모두 휩쓸었다. 개인 기록 타이틀 3개까지 포함하면 트로피 6개를 독차지했던 것인데 이 같은 기록은 앞으로도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돌아보면 당시 흥국생명은 멤버도 참 좋았다. 김연경과 함께 당대 최고의 왼손 공격수였던 ‘꽃사슴’ 황연주가 사이드 공격을 책임졌고, 세터 이영주와 리베로 구기란은 국가대표 주전으로 나설 만큼 기량이 뛰어났다. 가운데 속공을 책임졌던 전민정·진혜지는 실력만큼이나 미모로도 화제가 됐다.당시 흥국생명이 무조건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故 황현주 감독이 팀을 1위로 이끌던 도중 갑자기 수석코치로 강등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럼에도 김연경 개인이나 흥국생명 팀에게 모두 그 시즌은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시계를 2021년으로 다시 돌려보면 만 17살의 소녀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베테랑 선수가 됐다. 15년이 지난 지금 ‘2020~21 김연경’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로 우뚝 섰고,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기도 했다. ‘월드클래스’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김연경은 일본, 중국, 터키 등 해외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V리그 환경은 많이 바뀌었고 함께 뛰는 선수들도 달라졌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김연경의 압도적인 실력이다.‘2020~21 김연경’은 이번 시즌 18경기(1월 18일 기준)에 출전해 447득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 부문에서 다른 팀 외국인선수 4명에 이어 5위인 동시에 국내 선수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후배 공격수 이재영과 공격을 나눠 책임지고 있음에도 월등한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진짜 대단한 것은 공격 성공률이다. ‘2020~21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47.62%에 이른다.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서도 단연 1위이다. 2위인 메레타 러츠(GS칼텍스. 44.39%)보다 3% 이상 앞서 있다.그밖에 오픈 공격(44.47%), 시간차(62.67%)도 1위를 기록 중이다. 서브는 2위(세트당 0.352개), 퀵오픈(50.00%)과 백어택(43.81%)은 3위에 랭크 됐다. 김연경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때려도 득점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2005~06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은 40%에 미치지 못했었다. 하지만 2020~21시즌은 40%를 훌쩍 넘어 50%를 바라보고 있다. 어렸을 때 힘과 높이에 의존한 강스파이크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힘들이지 않고 상대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득점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경험이 쌓이면서 코트를 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한 가지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김연경은 공격만큼이나 서브 리시브를 잘 하는 선수로도 정평이 나있다. ‘2005~06 김연경’은 리시브 효율이 60.26%에 이르렀다. 이후 세 시즌에서도 모두 55% 이상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2020~21 김연경‘은 리시브 효율이 33.54%로 떨어졌다. 천하의 김연경 선수가 리시브 실력은 후퇴한 것일까. 직접 이유를 물었더니 김연경 선수는 이렇게 답했다.“그때와 지금은 서브의 강도가 많이 달라졌죠. 제가 프로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여자 선수 가운데 스파이크서브를 넣는 선수가 드물었어요. 지금은 각 팀에 여러 명씩 스파이크 서브를 넣습니다. 또, 강서브가 아니더라도 서브 기술이 월등히 좋아지다 보니 리시브 정확도가 예전보다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사실 리시브 효율이라는 수치는 매 시즌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곤 한다. 그래서 단순 숫자만으로 비교를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여전히 김연경이 여전히 팀에서 많은 숫자의 리시브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다.김연경의 존재감은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 포인트에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웰뱅톱랭킹은 프로배구 공식 경기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 선수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랭킹 제도이다. 배구팬들이 선수들의 기록을 더 쉽게 이해하고 배구를 보다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방법이다.김연경은 1월 18일 기준 웰뱅톱랭킹 포인트가 2158.8점이나 된다. KGC인삼공사 외국인선수 발렌티나 디우프(2288.6점)에 이어 2위이다.내용을 조금 더 파고들면 얼마나 퀄리티가 좋은지 알 수 있다. 우선 상위 7위 이내 선수 가운데 범실이 80개로 가장 적다. 상대 블로킹에 걸린 숫자도 29개로 상위 10위 이내 선수 중 가장 낮다. 반면 수비 시 상대 공격을 받아 올리는 디그 성공 개수는 각 팀의 주전 리베로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291개나 된다.올 시즌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빠졌는데 압도적인 1위(15승 3패)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정규리그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 중심에는 공격과 수비 모두 다 잘하는 김연경이 자리하고 있다.다만 아쉬운 점은 김연경의 멋진 플레이를 배구팬들이 현장에서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20일 열리는 KGC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의 경기 결과와 MVP를 ’웰뱅톱랭킹게임‘을 통해 맞춰보는 것도 배구팬들에게는 색다른 재미이지 않을까. 하루 빨리 코로나19 덫에서 벗어나 팬들이 마음 놓고 선수들을 응원할 날이 오길 바란다.’웰뱅톱랭킹게임‘ 은 야구에 이어 모든 배구팬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웰컴저축은행 모바일 풀 뱅킹 앱(App)인 웰컴디지털뱅크(웰뱅)에 접속해 그날의 승리팀을 선택할 수 있으며 총 3000만 원 상당의 다양한 경품이 지급된다. 1등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제공될 예정이다. 웰뱅톱랭킹의 여자부 선수별 랭킹 차트는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KBS N SPORTS, SBS SPORTS 2020~21시즌 KOVO 여자부 중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전문]김종철 "승자독식 정치 안 돼"…내년 대선 결선투표제 제안
-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20일 대선 결선투표제·광역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의 입법노트와 과감한 변화는 정치개혁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 대표는 “승자독식의 정치는 모든 정당이 `우리 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 대신 `다른 당을 떨어트리는` 데에 매진하게 만들었다”면서 “1번과 2번만 있는 세상에서는 `저 당을 찍으면 안 된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원래부터 보수였던 국민의힘과 신(新)보수정당이 되어버린 더불어민주당은 할 수 없는 진보정당다운 과감함으로 국민의 삶을 구할 희망을 열어가겠다”면서 “전대미문의 위기에도 `과거로 달려가자`는 국민의힘, 기업의 선처에만 호소하는 민주당에게 평범한 국민의 삶은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법`과 관련, “매일 하는 `갔다 올게`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이 보내준 지지와 응원 덕분”이라면서도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거대양당이 유예시킨 작은 일터의 노동자까지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국민 소득보험`을 통한 복지국가의 초석을 쌓겠다고도 다짐했다. 김 대표는 “전국민 소득보험은 기존의 고용보험을 넘어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그리고 자영업자까지 그야말로 `전국민`을 포함하는 소득기반 사회보험”이라며 “실업의 고통은 물론, 소득의 손실까지 보전해주는 제도화 된 사회안전망”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민 고용보험`도 방향은 유사하지만 단계적으로 가입 대상을 넓히기 때문에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위기의 시대에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삶을 보장할 수 없다. 전국민 소득보험을 올해 안에 반드시 도입해 위기를 극복하고 복지국가의 초석을 쌓겠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과감한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권정당의 능력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거대 양당의 서울시장 후보 대다수는 자신의 대선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보궐선거를 징검다리로 삼으려 할 뿐”이라면서 “그들이 쌓겠다는 재건축·재개발의 마천루에 다수 시민에게 허락된 공간은 없다. 12년 전 오늘 발생한 용산참사는 무분별한 재개발이 낳은 비극이었는데 또다시 1번 아니면 2번을 선택하겠느냐”고 되물었다.이어 “불평등과 코로나,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서울과 부산시민의 삶을 책임질 구체적 정책을 실현하겠다”면서 “과감한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과 부산에 만연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권력형 성범죄 등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년 기자회견문 전문이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2020년은 일거리가 끊긴 노동자들, 폐업조차 쉽지 않은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넘치고 청년들에게 취업문은 더욱 닫힌 한해였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바이러스는 더 큰 재앙이었습니다. 코로나19는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가지지 못한 순서대로 삶을 무너뜨렸습니다.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습니다.20대 청년들은 봉급만으로는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자산’이라는 벽을 ‘영끌’과 ‘빚투’로 오르려 합니다. 평균 10억을 넘는다는 서울의 아파트는 꾸지도 못 할 꿈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10위가 되었지만, 자살률 1위는 수년째 요지부동입니다. 국민의 삶은 불평등의 늪에 더욱 깊게 빠졌습니다. 보수정치가 책임지지 않는 삶, 정의당의 과감함으로 희망을 열겠습니다2021년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모두 위기극복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와닿지 않습니다. 정부의 부채는 세계에서 제일 건전하지만, 국민이 진 빚은 가장 건전하지 못한 대한민국입니다. 그 와중에도 재정건전성을 핑계 대는 정부에게 ‘국민의 위기’를 극복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전대미문의 위기에도 ‘과거로 달려가자’는 국민의힘, 기업의 선처에만 호소하는 민주당에게 평범한 국민의 삶은 찾을 수 없습니다.불평등의 시대를 끝내고 위기에 빠진 국민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함입니다. 원래부터 보수였던 국민의힘과 신(新)보수정당이 되어버린 민주당은 할 수 없습니다. 정의당이 진보정당다운 과감함으로 국민의 삶을 구할 2021년의 희망을 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득권 보수양당의 무책임 속에서도 정의당은 중대재해 유가족들과 함께 작은 희망을 키웠습니다. 아쉬운 내용으로 통과되긴 했지만 ‘중대재해법’의 닻을 올렸습니다. 매일 하는 ‘갔다 올게’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이 보내준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정의당은 거대양당이 유예시킨 작은 일터의 노동자까지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전국민 소득보험’, 복지국가의 초석을 쌓겠습니다정의당은 2020년 중대재해법에 이어 올해에도 평범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겠습니다. 2021년 정의당은 ‘데스노트’가 아닌 ‘입법노트’로, ‘살생부’보다는 ‘민생부’로 기억될 것입니다.먼저 ‘전국민 소득보험’ 도입으로 일하는 모든 국민의 삶을 지키겠습니다. 정의당의 전국민 소득보험은 기존의 고용보험을 넘어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그리고 자영업자까지 그야말로 ‘전국민’을 포함하는 소득기반 사회보험입니다. 전국민 소득보험은 실업의 고통은 물론, 소득의 손실까지 보전해주는 제도화 된 사회안전망입니다.정부가 추진하는 ‘전국민 고용보험’도 그 방향은 유사하지만 단계적으로 가입대상을 넓히기 때문에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은 후순위로 밀리게 됩니다. 이러한 조치로는 코로나 이후 위기의 시대에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삶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정의당은 전국민 소득보험을 올해 안에 반드시 도입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복지국가의 초석을 쌓겠습니다.평등하고 정의로운 코로나 위기극복은 지금 당장 실현되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재난연대세’, 배진교 의원이 대표발의한 ‘4stop’ 법안 등에 이어 ‘코로나 극복 패키지 법안’ 발의를 준비 중입니다.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부담을 함께 나누는 제도를 구축할 것입니다.‘이익공유제’와 같이 선의에 기댄 방식은 효과가 없음이 정부의 ‘착한 임대료’ 운동으로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위기에 우리 국민을 구한 것은 공공의료와 마스크 공적보급,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이었습니다. 방역만큼 중요한 노동자,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생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두가 존엄한 사회로 나아가겠습니다.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장애인이기 때문에 고통 속에 살아서는 안 됩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캄보디아 여성 故 ‘속헹’ 씨의 비극은 우리의 인권수준을 묻고 있습니다. 장애인 수용시설 ‘신아원’에서 발생한 코로나 집단 감염과 격리는 방역에서조차 차별받는 삶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의 혐오표현은 우리 사회의 거울입니다. 그러나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연대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등한 사회, 서로 연결된 공동체를 복원합시다.생애주기별 기본자산과 과감한 주거정책으로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겠습니다. ‘빚내서 집 사기’, ‘빚내서 주식 투자’가 국가의 불평등 해소 대책일 수 없습니다. 개인에게 빚을 질 것을 유도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은 돌보지 않는 사회는 무책임합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개인에게 부담을 강요할 게 아니라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줄여야 합니다.생애주기별 기본자산은 지난 총선 정의당의 공약인 청년기초자산제를 확대·발전시킨 제도입니다. 세대를 거쳐 대물림되는 자산 불평등은 청년만의 고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애주기별 기본자산은 목돈이 필요한 전환의 시기에 국가가 그 부담을 함께 짐으로써 자산의 차이를 좁히는 제도입니다.불평등의 정점에 있는 부동산 격차를 해소하고 ‘주거안심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서른 번에 가까운 부동산 대책의 가장 큰 문제는 집값을 잡지 못한 게 아닙니다. 가지지 못한 서민의 주거불안은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주거불안은 삶의 불안이고, 불안한 삶은 언제든 비극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정의당은 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거급여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 ‘주거안심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 법안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청년가구와 중위소득 60%의 국민까지 주거급여를 받게 하겠습니다. 정의당은 자산 불평등의 시대를 넘어 ‘주거안심 사회’로 국민과 함께 진입할 것입니다.서울과 부산에서 불평등·코로나·기후 3대 위기를 극복하겠습니다이러한 정의당의 ‘입법노트’는 4월의 재보궐 선거에서 그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정의당만의 과감한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권정당의 능력을 서울과 부산의 재보궐 선거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군을 살펴보십시오. 그들에게 서울과 부산시민의 삶이 보이십니까. 특히 거대양당의 서울시장 후보 대다수는 자신의 대선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보궐선거를 징검다리로 삼으려 할 뿐입니다. 그들이 쌓겠다는 재건축·재개발의 마천루에 다수 시민에게 허락된 공간은 없습니다. 12년 전 오늘 발생한 용산참사는 무분별한 재개발이 낳은 비극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또다시 1번 아니면 2번을 선택하시겠습니까.정의당은 불평등과 코로나,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서울과 부산시민의 삶을 책임질 구체적 정책을 실현하겠습니다. 과감한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과 부산에 만연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권력형 성범죄 등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입니다. 번잡하고 살기 힘든 도시가 아니라 쾌적하고 안전한 서울과 부산을 시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데드크로스’, 장기적인 시야로 돌파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코로나와 기후위기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2029년쯤일 것이라 예측한 인구의 ‘데드크로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과감한 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첫 번째는 조세개혁입니다. 쫓아갈 수 없는 격차는 그 자체로 불의한 시대를 상징합니다. 조세정책과 나라살림은 차이를 줄일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북유럽 복지국가 수준의 강력한 조세개혁과 재정확충으로 불평등을 해소해야 합니다. 평등한 사회가 국민에게는 곧 따뜻한 나라입니다.두 번째는 연금개혁입니다. 평생을 열심히 살아도 힘들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은퇴한 이후만큼은 되도록 편하게, 서로 비슷하게 살자는 것이 연금제도의 목적입니다. 연금통합은 그러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입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을 위해 기초연금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좀 더 평등한 노후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세 번째는 국토균형발전입니다. 수많은 비수도권 청년들이 ‘이민’을 꿈으로 꼽는 현상은 전국 228개의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05개가 소멸 위험지역으로 들어선 현실과 뗄 수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국토균형발전을 방기한다면 국가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행정구역의 과감한 개편, 수도 이전을 통한 비수도권 발전촉진, 농어민 기본수당 등 농어촌을 지키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시대입니다.네 번째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작년 여름 최장기간의 장마와 태풍은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징후입니다. 당장 탄소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과감한 에너지 전환 없이는 우리의 미래도 없습니다. 정의당은 탄소세를 적극 검토해 탄소저감에 나서겠습니다. 또한 에너지 전환 사업을 정부가 직접 책임짐으로써 공공일자리 창출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정의당은 과감한 변화를 위해 올해 각 분야별 특별위원회와 TF 등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내겠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만들어 정의로운 대전환의 기준점을 세울 것입니다. 정의당의 과감한 제안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대선 결선투표제·광역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합시다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의당의 입법노트와 과감한 변화는 정치개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승자독식의 정치는 모든 정당이 ‘우리 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 대신 ‘다른 당을 떨어트리는’ 데에 매진하게 만들었습니다. 1번과 2번만 있는 세상에서는 ‘저 당을 찍으면 안 된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택할 정당이 여러 개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나를 찍어야 할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게도 다른 정치가 가능합니다.정치개혁은 국민의 지지가 정치권력에 온전히 반영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대선부터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안합니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는 사표를 줄이고 집권세력의 협치 또한 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광역의회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합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의 92%, 경기도의회의 94%를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승자독식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은 각각 51%, 53%에 불과합니다. 민심이 왜곡된 의회에서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삶은 결코 나아지지 않습니다. 정치개혁의 목적은 민생이고, 정치개혁의 시작은 민심이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입니다. 이를 위해 정의당은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와 광역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입법 실현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당은 2021년을 거대한 도전을 극복하고 모두가 존엄하고 안전한 사회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정의당만의 과감한 정책, ‘입법노트’를 통해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해갈 것입니다. 중대재해법 제정의 과정에서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있다면 평등하고 정의로운 위기 극복, 소득과 일자리가 보장되는 사회, 일상의 ‘n번방’이 사라진 서울·부산, 누군가의 정체성만으로 차별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모든 사람의 존엄을 지키고, 국민과 함께 안전한 내일로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나리'→'윤스테이' 안방·전세계 사로잡은 윤여정의 '힙한 리더십'
- 영화 ‘미나리’ 스틸컷 속 베우 윤여정.[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대배우가 아닌 노배우예요, 내가 무슨 대배우야.”3년 전 ‘대배우인 자신에게도 좌절감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여정이 손사래를 치며 했던 답변이다. 자신을 그저 ‘노배우’로 불러달라던 데뷔 56년차, 일흔 네 살의 배우 윤여정은 2021년 현재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활약은 스크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브라운관에서는 ‘윤식당2’ 이후 3년 만에 나영석 PD의 새 tvN 예능 ‘윤스테이’로 돌아와 요리 실력과 세대를 초월하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예능 강자로 급부상 중이다.◇‘미나리’로 美 13관왕 쾌거…오스카 청신호윤여정은 19일(한국시간) 영화 ‘미나리’로 샌프란시코,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미국 연기상 총 13관왕이란 새 기록을 세웠다. 그는 앞서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웨스턴뉴욕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영화기자협회, 선셋필름서클어워즈 여우조연상에 이름을 올렸고 특히 보스턴, 샌디에이고, 디스커싱필름 비평가협회에선 오스카 유력 후보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치열한 경합 끝에 상을 차지했다. 그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 후보에 오른다면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을 쓰게 된다. 정이삭 감독 역시 이번 작품으로 작품상 3관왕과 각본상 4관왕을 달성해 오스카 청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땅 미국으로 이민을 택한 한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윤여정은 극중 이민자 가정의 외할머니 역을 맡았고, 가족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모든 것을 퍼주려는 한국식 정서와 영어를 하지 못해 빚어지는 어린 손자와의 미묘한 갈등 등을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외신들의 반응도 뜨겁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헬레나 첸겔과 함께 ‘미나리’의 윤여정을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로 예측했고, 할리우드 리포터도 ‘보랏2’의 마리아 바칼로바와 함께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프론트러너’(유력 후보)로 내다봤다. 시상식 예측 전문 사이트인 어워즈와치는 ‘더 프롬’의 메릴 스트립 등과 같이 윤여정을 유력 여우조연상 후보 명단에 포함했다.전문가들은 노년에 빛을 발한 윤여정의 세계적 전성기의 비결로 나이, 타이틀, 대우에 갇혀 있지 않은 그의 도전정신과 겸손을 꼽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작품 이전에 ‘사람’을 보는 배우다. 작품이나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도전장을 내민다”라며 “좌절감에는 솔직히 대처하면서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덕에 나이와 관계없는 무한한 가능성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만들어졌고, 그 결실들이 쌓여 ‘미나리’에서 빛을 발했다”고 분석했다. (사진=tvN)◇수평적 태도와 노력…‘힙한 어른’ 열광지난 8일부터는 ‘윤스테이’로 파죽지세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7년 ‘윤식당’ 시즌1, 2018년 ‘윤식당’ 시즌2에 이어 이번 ‘윤스테이’로 나영석 PD와의 3년 만에 세 번째 의기투합을 했다.사람을 대하는 소중함과 겸손은 예능에서도 드러난다. ‘윤식당’ 때에 이어 ‘윤스테이’에서도 오래된 한옥집 게스트하우스의 대표로서 숙소를 찾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최선의 서비스와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레시피 공부는 물론, 재료 준비부터 요리, 손님 응대와 반응 살피기 등 숙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책임지고 꼼꼼히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윤스테이’는 그의 살신성인을 바탕으로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등 크루들과 팀워크가 빛을 발해 첫방송부터 분당 최고 1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윤식당’ 때부터 그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특히 윤여정의 수평적 대화 방식과 태도에 열광한다. 시청자 강미나(24)씨는 “후배들을 ‘아랫 사람’이 아닌 가게를 운영한다는 목표와 역할을 공유한 수평적 ‘팀원’으로 인식하는 자세, 나이를 앞세워 충고하지 않고 후배들과 ‘진짜 대화’를 나누려는 태도가 느껴졌다”며 “정말 힙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정덕현 평론가는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이자 배우”라며 “다른 어른들에게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순수한 열정과 솔직함,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가 청년 세대, 나아가 전세계에 ‘쿨함’, ‘힙함’으로 다가와 사랑을 받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상의 후보는 오는 3월 15일 발표된다. “보물 같은 윤여정을 알아본 미국인들이 인정하고 찬사를 보낸다”는 정이삭 감독의 말처럼 윤여정이 기세를 몰아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쾅,쾅,쾅' 층간소음 민원 3배 늘었지만…현장방문은 막혔다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40대 가장 김모씨는 요즘 윗층 소음에 밤잠을 설친다. 재택 근무로 하루 종일 집안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평일은 물론 주말 밤낮으로 쿵쿵거리는 소리에 관리사무소에 신고도 했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김씨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집안에만 갇혀있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애들과 씨름하기도 벅찬데 윗층 소음까지 심해지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고 토로했다.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상 초유로 학교 수업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데다 학원, 헬스장, 식당, 까페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으로 모든 일을 집안에서 모든 해결하는 소위 ‘방콕족(族)’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을 상대로 한 층간소음 폭로글과 관련 규제법을 만들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등장 등은 층간소음에 따른 이웃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전형적인 모습이다.◇홈트·재택근무 등 영향…민원 폭발적 증가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가 덮친 지난 한해 서울시 층간소음 상담실에 접수된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전화상담·현장상담·소음측정)은 1196건으로 직전연도(882건)에 비해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층간소음 상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화상담 건수만 보면 1월 53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최고조에 달한 지난달 122건으로 배 이상 급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접수한 전국 층간소음 민원(전화상담·현장진단) 실태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1월 전국 단위 층간소음 민원은 2761건이었지만 12월엔 7677건으로 4916건(2.8배)이 늘었다. 서울 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496건에서 1441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웃사이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겨울철을 맞아 민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사실상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아래층과 위층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 뿐이어서 재상담 접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통상 아파트 등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는 입주자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을 말한다. 뛰거나 걷는 동작 등으로 발생하는 발걸음 소음, 가구 끄는 소리, 물건 떨어지는 소리, 텔레비전, 음향기기 등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소음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홈트(홈트레이닝),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이 늘면서 소음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거주하는 주모씨는 “야간일을 하고 오전 시간부터 잠을 자는데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아이들이 뛰노는 소음 등에 온 신경이 곤두설 정도”라며 “위층을 찾아가니 아파트 관리사무실로 연락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지만 결국 바뀐 건 전혀 없다. 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새해 첫날 배포한 ‘집에서 콕! 핵심 방역수칙도 콕콕! 짚어드릴게요’라는 제목의 영상. 이 영상은 공개된 후 엄중한 방역 조치가 시행되는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고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 등을 고려하지 못한 영상물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복지부는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복지부가 공개했던 영상 캡처)◇잇단 연예인 소음 폭로 글에 갈등 격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층간소음을 규제해달라는 민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층간소음’, ‘아파트층간 소음법을 만들어달라’, ‘공동주택 거주자 층간소음 의무교육 이수’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있다. 한 청원인은 “층간소음 스트레스로 공황장애가 더욱 심해져서 일상생활은 물론 직장생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적으로 층간소음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개그맨 이휘재씨 부부가 층간소음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가운데 개그맨 안상태씨, 이정수씨에 대한 폭로글이 속속 올라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들을 비난하는 글도 폭주하고 있다.문제는 코로나 사태의 악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객관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에서는 지난달 거리두기가 2.5단계 상향 이후 전화상담 외에 현장 상담은 모두 중단한 상태.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을 나가면 그래도 소음(데시벨) 측정이나 발생 원인 등을 파악해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불가능해 전화로만 따로 중재하는데 그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의 장기화로 사회 전반적으로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공생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암 사망률 1위 ‘폐암’, “증상 발생했을 땐 늦어, 조기 발견 치료해야 유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인 사망 원인 통계’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36.2명으로 1위였다. 2016년 35.1명에서 3년간 오히려 1.1명 더 늘었다. 이어 대장암(17.5명), 위암(14.9명). 췌장암(12.5명) 순으로 사망률이 높다.서종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은 증상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다른 장기에도 암세포가 퍼져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병기를 넘어간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특별한 증상 없어 초기 발견 어려워폐는 우리 몸에서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기관이다. 심장과 함께 흉강에 위치한다. 오른쪽은 상·중·하 3개의 폐엽으로, 왼쪽은 상·하 2개의 폐엽으로 이뤄져 있다. 폐의 하위 기관은 세기관지, 종말 세기관지, 호흡 세기관지, 허파꽈리관, 허파꽈리가 있다.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한다.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다. 또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뉜다.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은 흡연이다. 간접흡연도 포함된다. 폐암의 약 85%는 흡연이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암의 발생 위험은 직접흡연이 13배, 장기간 간접흡연이 1.5배 증가시킨다. 흡연의 양과 기간도 폐암에 걸릴 확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다. 간접흡연과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주방 내 유해연기, 방사성 유해물질 노출, 노령화에 따른 암 발병 자체의 증가 등이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석면, 비소, 크롬 등의 위험요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방사선 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 폐암 가족력이 있는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한다.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발견이 쉽지 않다. 폐암 환자 중 평균 5~15%만이 무증상일 때 폐암 진단을 받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폐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자각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 객혈, 가슴 통증, 호흡곤란이다. 이외에 비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식욕부진, 허약감, 권태, 피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1, 2기 수술적 치료… 3기 이상, 수술-비수술 큰 차이 없어건강검진 등을 통해 폐암이 의심될 때는 1단계로 폐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이후 폐암이 확인되면 수술 가능 여부를 고려하게 된다. 진행된 폐암은 조직검사 등 정밀 진단을 통해 폐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폐암 세포의 종류는 무엇인지, 폐암의 위치는 어디인지를 확인해 치료 방법을 최종 결정한다.폐암의 조직검사는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병소 부위에 접근해 조직을 떼어내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 기관지 주위의 임파선 조직검사가 가능한 초음파기관지내시경, 흉막 전이를 진단할 수 있는 내과적 흉강경, 가느다란 주사침으로 피부를 통해 병소 부위를 찔러 암세포를 빼내는 경피부 세침흡인 검사법이 있고,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병변인 경우는 수술장에서 직접 떼어내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조직검사를 할 수도 있다.서종희 교수는 “보통 폐암 1, 2기 병기에는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필요한 경우 함암치료나 약물치료를 추가로 진행하기도 한다”며 “반면 3기 이상으로 진행된 폐암인 경우에는 수술을 하든 비수술적 치료를 하든 치료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권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1기 80%, 2기 60%, 3기 30%, 4기 10%로 알려져 있다.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흡연하지 않는 것이다. 흡연자는 지금부터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 오염된 공기, 미세먼지, 석면, 비소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폐암유발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외출이나 작업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서 교수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40세 이후 매년 1회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자이거나 흡연력이 오래된 분들은 폐암 조기 진단 방법으로 추천되는 저선량 CT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선량 CT는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6분의 1로 최소화한 장치로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 [전문]한국뮤지컬협회 '동반자 외 거리두기' 적용 촉구 호소문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1년 신년을 맞이한 공연계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하고 추운 겨울로 기억될 것입니다. 분야와 장르를 불문하고, 그동안 공연계의 모든 종사자는 취소와 재예매의 파도 속에서 적지 않은 시련을 맞이하였습니다. 그간 뮤지컬계는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염원 아래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선제적인 방역 시스템을 견고하게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전심전력을 다 했음에도 11월 중순부터 코로나19의 전국적 유행은 본격화되었고,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조치와 함께 공연계는 사실상의 셧다운 상태로 긴 겨울을 인내하고 있습니다.한국뮤지컬협회가 1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공연장 내 ‘동반자 외 거리두기’ 적용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사진=한국뮤지컬협회).현재 뮤지컬계는 쉽사리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례 없는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5단계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된 2020년 12월, 뮤지컬 장르의 매출액은 2019년 12월의 매출액과 비교하면 90%가 넘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파산과 실업의 가속화는 당연한 수순으로 이어졌습니다. 거리두기 지침이 연장된다면 올해 상반기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고, 정부가 제시하는 강력한 방역지침의 필요성 또한 여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뮤지컬 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방역 수칙에 최대한 협조하며 감내해 왔습니다. 뮤지컬 대·중·소 공연장 및 제작자는 자발적으로 공연장 진입로 일원화, 문진표 작성, 체온 체크, 마스크 착용, 환호성 자제, 관람자 간 밀접접촉 금지, 접촉성 이벤트 금지 등으로 방역을 겸한 공연 운영을 모범적으로 유지하며 공연장 내 안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획사와 배우, 그리고 스태프들도 스스로 인건비와 출연료를 삭감하는 출혈을 감수하며 공연계 유지에 동참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공연장을 찾아 와주시는 관객분들 또한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스스로 공연을 완성하는 주체로 인식하며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에 임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세계 뮤지컬 시장이 모두 셧다운 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공연을 지속하며 세계에서 유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유일하게 공연되는 나라로 뉴욕 타임즈와 BBC 방송 등 세계적인 언론에 방역 모범사례로 기획 보도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1년간 공연장 내 감염전파율 0%로 공연을 통한 어떠한 감염 사례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모두 공연장, 제작사, 배우 및 스태프,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일구어낸 성과였습니다. 뮤지컬계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음에도,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의 장기화로 명맥을 이어나가기 힘든 절박한 상황입니다. 한국뮤지컬협회와 뮤지컬 종사자는 공연 산업 및 업종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핀셋 방역 정책의 필요성에 절감하며, 1.5~2.5단계 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한 칸 혹은 두 칸씩 좌석을 띄어 앉는 기준에서 ‘동반자 외 거리두기’ 적용으로 방역 수칙 재수립을 촉구하는 데 목소리를 모으고자 합니다.공연업의 환경과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지침은 ‘동반자 외 거리두기’입니다. ‘동반자 외 거리두기’는 가장 효율적인 지침입니다.공연 관객 대부분은 가족과 연인, 지인과의 동반 관람이며, 공연 체험은 단순한 관람 이상의 정서적인 커뮤니티로 인식됩니다. 그들이 함께 생활하거나 밥을 먹고,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공연장에 왔다가, 공연장에 들어서면 좌석을 띄어 앉는 행위 자체가 실효성이 없음은 관객들이 더 실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공연장은 강력한 모니터링 하에 타인과의 접촉 및 대화 없이,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며 앞만 보고 있는 구조입니다. 한국 공연계는 지난 1년간 공연장 내 코로나19 감염전파율 0%를 공고히 지켜왔습니다. 이는 공연장 운영의 기본 척도가 되었으며 공연장은 감염경로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동반자 외 거리두기’는 최소한의 생계 기준에 부합합니다. 뮤지컬은 무대 위 보여지는 배우의 10배가 넘는 스태프들에 의해 공연됩니다. 적게는 30여 명에서 많게는 300여 명까지 한 작품을 위해 많은 인적재원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이미 지난 일 년여간 공연취소, 중단으로 일자리를 잃은 뮤지컬 종사자는 수없이 많으며, 공연을 업으로 살아온 이들이 본업을 뒤로하고 파트타임 또는 일용직으로 업계를 떠나 생계를 위한 사투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 공연 시장에서 60%의 매출액을 차지하는 뮤지컬 업계는 현재 약 1만 명에 달하는 공연 종사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공연업 종사자들 또한 타 산업 직업군과 마찬가지로 생존권 보장이 담보된 전문직 종사 직업인입니다. 지속되는 셧다운 상황 속에서 뮤지컬 내에서의 고통 분담과 뼈를 깎는 인내만으로는 실업과 파산의 가속화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동반자 외 거리두기’는 공연이 올라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조성해 주며, 제작사가 책임지고 스태프와 배우들의 인건비를 보존해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입니다. 이는 한국 뮤지컬이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가장 절박한 외침입니다. 한국뮤지컬협회와 한국 뮤지컬인들은 ‘동반자 외 거리두기’를 요청드립니다. 한국뮤지컬인 일동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2.5단계 시, 공연장 내 ‘동반자 외 거리두기’로 방역 수칙을 조정해 주실 것을 간절하게 요청드립니다. 이와 같은 정책적 배려가 주어진다면 현재 잠정 폐업 상태인 공연들과 공연장들이 다시 회생할 마지막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속한 공연장 내 거리두기 기준 정비로 뮤지컬 산업, 나아가 대한민국 공연산업이 재난을 딛고 향후 빠른 원상회복과 한국뮤지컬의 위상을 높이며 문화강국으로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당국의 방역 지침과 관련하여 부디 사려 깊은 판단이 내려지기를 고대하겠습니다.2020년 1월 19일한국 뮤지컬인 일동